2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각국 지도자들이 ‘공개 접종’을 자처하고 나섰다. 자신이 직접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을 공개하며 백신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실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을 TV로 생중계하는 방안에 대해 “배제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존슨 총리 역시 (해당 방안을) 배제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접종을 먼저 받아야 마땅한 취약층의 백신을 먼저 맞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도 이날 저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과의 ITV 인터뷰에서 실시간 방송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핸콕 장관은 “임상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면 규제 당국이 백신을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가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의사들,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치인들의 이 같은 입장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영국인의 20%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영국인의 66%는 핸콕 장관의 백신 공개 접종을 지지했다. 정치인의 백신 공개 접종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나섰다. 이날 미 CNN방송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다음날 방송될 예정인 한 인터뷰에서 “내가 과학을 믿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TV에 출연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거나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언급하며 “파우치 박사 같은 전문가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앞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은 위험보다 효용이 크다며 백신 접종을 촉구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특히 흑인들이 백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역사적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가 백신에 회의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백신 덕에 더는 소아마비, 홍역, 천연두 같은 인류와 지역사회를 죽이는 질병에 걸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이 지금 무료로 제공된다면 백신을 접종하겠느냐는 질문에 유색인종의 48%만이 ‘맞겠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백인 61%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