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단기간에 급성장해 전국구로 서비스를 확장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업계 1위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이 잠재고객 확대에 나섰다. 카드 발급이 안 되는 14세 미만의 어린이들이나 주문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60대 이상 사용자들도 가족 계정을 활용해 간편하게 배달 음식을 주문·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말 가족이나 친구, 연인 등 여러 회원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주는 ‘가족 계정’ 서비스를 출시했다. 가족 계정 이용을 원할 경우 대표가 하나의 가족 계정을 생성하고, 각 구성원이 대표로부터 발급된 인증코드를 입력하면 가족 구성원으로 등록된다.
가족 계정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해당 그룹의 구성원들이 가족 대표자가 등록한 가족 공용 결제 수단(배민페이)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카드 발급이 어려운 14세 미만 어린이들도 부모님이 등록해둔 카드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또 카드 등록 같은 모바일 앱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60세 이상 회원들의 이용 편의성도 높였다.
다만 배민은 14세 미만 어린이들의 무부분별한 결제를 막기 위해 자동 결제 횟수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자동 결제 횟수를 월 5회로 설정하면 구성원이 월 5회까지는 대표자 동의 없이 공용 결제 수단을 활용해 결제할 수 있지만 추가 결제 건에 대해서는 구성원이 결제 요청하고 가족 대표가 알림을 통해 승인 또는 거절하는 ‘수동 결제’를 해야 한다.
아울러 배민은 최근 만 14세 미만은 회원 가입이 불가능했던 이용 약관을 개정해 법정 대리인 인증을 거치면 만 14세 미만도 회원 가입 후 가족 계정에 연동해 배달 앱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주문 과정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용자가 부모에게 결제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 10대 사용자들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의 가족계정 서비스 이용화면/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이밖에 배민은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배민은 지난달 허위로 의심되는 리뷰를 사전에 자동 탐지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음식 주문 시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되는 리뷰를 가맹점과 고객이 모두 신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것이다. 또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에 방문 포장 서비스도 원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앱 메인 화면을 전편 개편하기도 했다.
배민이 이처럼 앱의 친숙도나 활용도, 편의성을 높여 잠재고객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 즉 쿠팡이츠의 맹추격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수도권 지역 서비스만으로 지난 9월 기준 점유율 6.8%를 기록하며 배민과 요기요에 이어 3위에 올랐다. 12월 중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대전광역시 등에 진출하고, 내년 1월에는 대구광역시 진출도 예고하고 있어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닐슨코리안클릭 따르면 지난 9월 쿠팡이츠의 월간이용자수(MAU)는 150만명으로, 전년 동기(34만명)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