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달에 설치된 유일한 국기"…美성조기와 비교 '우주굴기' 과시

창어5호 샘플 싣고 이륙 "지구서 명령없이 자동으로 기동"
실제 섬유로 만든 오성홍기도 조명 "소재 개발만 1년 걸려"
美는 달에 6차례 성조기 꽂았지만 모두 날아가거나 색바래

달 표면에서 착륙기를 발사대 삼아 이륙하는 창어 5호 이륙기 설명도./중국국가항천국. 인민일보 캡처

중국 무인 탐사선 창어(嫦娥) 5호가 달 표면 샘플을 싣고 달에서 이륙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일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창어 5호 이륙기가 하루 전인 3일 오후 11시 10분(현지시간) 토양·암석 샘플 약 2kg을 싣고 날아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오후 11시 11분 달 북서부 평원지대인 ‘폭풍우의 바다’에 착륙했던 창어 5호는 2일 오후 10시까지 샘플 수집 및 밀봉포장 작업을 마쳤고, 이날 이륙기가 착륙기를 발사대 삼아 떠올랐다. 이륙기는 달 궤도에서 대기 중인 귀환선과 도킹할 예정이며, 귀환선은 초속 11km로 38만km를 이동해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해 이달 중순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쓰쯔왕(四子王)으로 돌아온다.


항공 관련 잡지 ‘항공지식’의 왕야난(王亞男) 편집장은 “지구 이외의 천체에서 이륙한 것은 중국 우주탐사 역사상 처음”이라면서 “지구에서의 명령 없이 전부 자동으로 기동했다”라고 말했다.

표면에서 오성홍기를 선보이는 창어 5호./중국 국가항천국. 인민일보 캡처

창어 5호 착륙기는 특히 이륙작업 직전 지구에서 준비해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선보이며 중국의 ‘우주굴기’ 의지를 과시했다. 중국은 2013년 12월 창어 3호와 2019년 1월 창어 4호의 달 착륙 때도 오성홍기를 선보인 바 있지만, 당시에는 탐사차(로버)와 탐사선에 도료로 오성홍기를 그리고 코팅한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섬유로 만든 가로 200cm, 세로 90cm 크기의 실제 깃발을 썼다는 점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는 게 중국 매체의 평가다.

중국은 오성홍기 전시를 위해 인공위성의 태양광 패널을 펼칠 때 쓰는 방식을 채택했으며, 영상과 영하 150℃를 넘나드는 달의 척박한 환경에서 작동하기 위한 보호조치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1kg 무게의 오성홍기 전시 시스템을 준비했다. 개발사 측은 “지구에서 쓰는 일반적인 국기는 달의 혹독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없다”면서 “오성홍기가 달에서도 견디고, 선명한 색을 보여주며 영원히 남아있을 수 있도록 신형 복합소재를 고르는 데 1년여가 걸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탐사선은 1960~1970년대 6차례 달에 착륙해 성조기를 설치했는데, 아폴로 11호의 성조기는 탐사선 이륙 당시 배출가스로 날아가버린 것으로 전해졌고 나머지 5개는 태양 방사선 등에 의해 표백됐을 정도로 깃발 게양은 어려운 작업이라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에 선보인 오성홍기는 21세기 달에 설치된 유일한 직물 깃발이라면서, 1969년 인류의 첫 달 착륙 당시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성조기를 달에 꽂은 것과 비교하기도 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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