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을 둘러싸고 7일 여야에 전운이 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의 법제사법위원회 처리를 확정한 날이 다가오면서 전날은 6일 심야 원내대표 회동을 하는 등 여야 간 물밑 협상이 진행됐지만, 확실한 타협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열리는 원내대표 회동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공수처법 처리를 둘러싼 대치 상황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당인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 처리 불가피론을 내세웠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책임을 지고 권력기관 개혁을 입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모레 본회의까지 공수처법과 국가정보원법, 경찰법 등 권력기관 개혁 3법을 반드시 처리해 국민의 명령을 이행할 것”이라며 “어떤 집요한 저항에도, 불의한 시도에도 굽히지 않겠다”고 했다. 일단 처리 시점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오늘 의장 주재로 여야 정책위의장의 협의가 이뤄지고 좋은 합의가 나오길 바란다”며 “만약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그에 따라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합의를 기대하지만 되지 않았을 경우에 국회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 합의에 불발될 경우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의결을 거쳐 오후로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처리, 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공수처를 놓고 진도를 내지 못하는 데 대한 지지층의 실망감과 피로도가 큰 것으로 안다”며 “연말 정국에서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과제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 당 지도부 모두 일치된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국민의힘의 의지 역시 결연하다. 국민의힘은 계속된 여당 단독의 입법 처리를 두고 “민주주의 파괴이자 의회주의 파괴”라고 표현했다.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수적 열세의 상황을 뒤집을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건 여전하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30여명은 이날 오전 법사위 회의장에 모여 ‘민주주의 유린 공수처법 저지’, ‘친문 게슈타포 공수처법 OUT’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공수처법 반대 구호를 외치면서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처리 시도를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회의에서 “민심을 외면한 국정농단의 말로가 어떨지는 70년 헌정사가 보여준다”며 “입법독주를 당장 중단하고 여야 합의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공수처장으로 추천하길 거듭 촉구한다”고 여당의 단독 처리 포기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의 몇몇 법조 출신 초선 의원들의 광기에 당 전체가 끌려가는 지경”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런 민주당의 힘자랑, 안하무인 의회주의 파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추천을 위해 여러 차례 물밑 대화가 있었고, 심지어 우리는 이 정권이 중용했던 법조인들을 써도 좋겠다는 제안까지 했지만, 민주당이 확답을 안 하고 있다”며 “오늘 오전 10시부터 법사위 법안소위 일정도 일방적으로 고지하고 심의 순서도 마음대로 정해서 일방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