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바이오 끌고 반도체 밀고…코로나 속 빛난 '수출 코리아'

[57회 무역의 날]
■4년 연속 '수출 5,000억弗' 달성
바이오·헬스 45% 늘며 첫 100억弗 돌파
견조한 증가 반도체는 버팀목 역할 톡톡
소비패턴 변화로 비대면 품목 등도 급증
글로벌 수요위축에도 한국산 점유율 UP

제57회 무역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한국무역협회 신입 직원들이 올해 무역의 날 공식 슬로건인 “다 함께, 더 멀리”를 외치고 있다. /권욱기자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주요국 대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특히 올 하반기 이후 수출이 반등하면서 3·4분기 경제 회복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출의 주요 성과로는 친환경차,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품목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자리잡은 것을 들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우리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생활 방식과 소비 패턴에 발맞춰 비대면, 홈코노미, 의료·위생 관련 품목의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우리 수출은 전년 대비 6.4% 감소한 5,077억달러, 수입은 7.6% 감소한 4,65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4분기 수출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0.3% 감소했으나 3·4분기부터 회복세에 진입하면서 연말까지 4년 연속 수출 5,0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상품 교역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우리 수출은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감소 폭이 작았다. 올 들어 8월까지 실적을 기준으로 중계무역국인 홍콩과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우리 수출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차세대 반도체, 바이오·헬스, 친환경차 등 신성장 산업의 수출 선전에 힘입어 8대 신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바이오·헬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하며 처음으로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친환경차와 차세대 반도체 수출도 각각 23.7%, 12.1% 늘었다. 바이오·헬스는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전기차는 유럽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도체의 견조한 수출 증가세도 이어졌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에도 반도체 수출은 3.1%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다. 메모리반도체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생활 방식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서버용 수요가 증가했고 3·4분기 이후 모바일용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 3·4분기와 10월 메모리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9%를 기록했다. 시스템반도체도 1~10월 수출이 13.1%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과 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비대면 산업, 홈코노미 관련 제품 수출도 급증했다.


비대면 생활 방식의 영향으로 데이터의 이동 및 저장 수요,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올해 1~10월 컴퓨터 수출이 70.9%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화장품(14.6%), 농수산식품(3.3%), 냉장고(16.3%) 등 홈코노미 관련 제품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세계의 모범이 되는 방역 성과를 앞세워 의약품, 진단키트, 마스크 등 방역 관련 제품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1~10월 진단키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15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K-방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우리 수출이 다른 경쟁국 대비 선전하면서 미국(0.12%포인트), 일본(0.11%포인트), 대만(0.5%포인트), 독일(0.05%포인트) 등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수입 시장에서 점유율이 확대됐다. 미국 수입 시장에서 중국, 멕시코, 캐나다 등 주요 경쟁국의 점유율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컴퓨터,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첨단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올해 1~9월 대미 컴퓨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0%나 증가했다.

주요 소재·부품의 대일 의존도도 개선됐다.

일본이 수출 규제에 나선 3개 품목의 대일 수입 의존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탈일본화 및 수입선 다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대일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았던 포토레지스트는 벨기에로 일부 수입선을 전환하면서 전체 수입에서 벨기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10월 3.1%에서 올해 1~10월 7.3%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불화수소는 대일 수입 의존도가 22.1%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해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연구개발을 통한 소재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상위 100대 품목 중 대일 수입 의존도가 개선된 품목은 68개에 달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 플라스틱, 기초 유분, 자동차 부품 등 주요 소재 및 부품 분야에서 대일 수입 의존도가 줄어들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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