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서초5단지./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우면동과 강남구 자곡동 일대에 공급된 토지임대부 아파트의 건물 가격이 분양가의 최대 7배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구 우면동 ‘LH서초5단지’는 전용 59㎡가 10억 2,000만원, 전용 84㎡가 12억 5,0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또 서울 강남구 자곡동 ‘LH강남브리즈힐’ 전용면적 74㎡는 11억원, 84㎡는 13억 3,000만원에 팔렸다.
두 단지는 2011년 10월 서초와 2012년 11월 강남의 보금자리주택 가운데 일부를 토지임대부 형태로 분양한 아파트다. 입주 시기는 LH서초5단지가 2013년 12월, LH강남브리즈힐이 2014년 11월이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땅과 건물의 소유권을 분리해 토지 소유권은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갖고, 건물만 수분양자(매입자)가 소유하는 방식이다. 분양 당시 토지 매입비를 제외한 가격(시세의 50% 수준)에 공급돼 ‘반값 아파트’로 불렸지만, 토지 소유권이 없어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
LH강남브리즈힐./연합뉴스
평균 청약 경쟁률은 LH서초5단지가 8.5대 1, LH강남브리즈힐이 3.8대 1 수준이었다. 건물 주인이 토지사용료 명목으로 LH에 내야 하는 보증금과 월 임대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도 나왔다. 그러나 파격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된 토지임대부 주택은 전매제한 기간(5년)이 풀린 뒤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도 계속 오르면서 현재 가격은 분양가의 5.6~7.1배로 상승했다.
LH강남브리즈힐 전용 74㎡과 84㎡의 분양가는 각각 1억9,380만∼1억9,610만원, 2억2,050만∼2억2,230만원에 불과했다. LH서초5단지 전용 59㎡와 84㎡의 분양가도 각각 1억4,470만∼1억4,480만원, 2억450만∼2억460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됐다.
토지임대부 주택이 차익 실현으로 연결되자 이를 막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을 매각할 때는 공공기관에 되팔게 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으며, 변창흠 LH 사장이 차기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토부 장관에 내정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연합뉴스
변 후보자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환매조건부 주택과 함께 ‘공공 자가주택’이라고 부르며 도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환매조건부 주택은 LH 등 공공기관이 주택을 건설한 뒤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하고 수분양자에게 포괄적인 권리를 인정해주되, 집을 팔 때는 반드시 공공기관에 되팔게 하는 방식의 주택이다.
2007년 4월 처음 도입돼 그 해 10월 군포부곡지구에 첫 시범사업으로 415가구가 공급됐지만, 분양 후 20년 이내에 팔 수가 없고 20년 뒤에 팔더라도 당시 대한주택공사(주공·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팔아야 하며, 분양가도 일반아파트의 90% 선으로 책정되면서 청약률과 계약률이 매우 저조했다.
당시 환매조건부와 함께 공급된 토지임대부 아파트까지 합친 804가구 가운데 미계약 물량이 743가구에 달했다. 결국 주공은 미분양 물량을 정리하기 위해 일반 공공분양 계획을 제시했고, 국토해양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2009년 6월부터 이 지구에서 분양한 환매조건부·토지임대부 아파트 모든 가구가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