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2016년작 ‘대화’ /사진제공=서울옥션
서울옥션(063170)이 오는 15일 이우환, 쿠사마 야요이 등을 앞세운 올해의 마지막 메이저경매를 개최한다. 총 191점, 약 120억 원 규모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우환의 작품은 폭 291㎝의 2016년 작 ‘대화’를 비롯해 ‘선으로부터’(1978), ‘바람과 함께’(1991), ‘조응’(1994) 등 시기별 특성을 고루 보여주는 8점이 새 주인을 찾는다. 시작가 7억~8억원에 나온 300호 크기의 ‘대화’는 짙은 주홍색의 점 하나가 주변의 여백과 울림을 이루는 작품으로, 반복적인 붓질에 담긴 명상과 행위의 흔적이 흉내 낼 수 없는 이우환의 예술성을 보여준다. 올해 미술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단연 두각을 보인 이우환은 1~9월 경매에서 107억 원어치의 작품이 거래돼 낙찰총액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낙찰총액 838억여 원의 17%를 차지하는 높은 비중이다. 코로나 경제위기로 10억 원 이상의 작품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안정적이면서 가격 상승 여력이 높은 작가로 이우환이 주목받은 것이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사진제공=서울옥션
올해는 코로나 19 위기로 국제적 환금성이 높은 외국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 선두는 일본 현대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다. 이번 경매 최고가 출품작인 시작가 25억원의 2005년 작 ‘노란 호박’ 등이 출품된다. 최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추정가를 크게 웃돌며 낙찰돼 존재감을 과시한 일본의 40대 작가 매드사키, 아야코 록카쿠 등의 작품도 경매에 오른다.검증된 작가의 이름값에 가격은 저렴한 종이 작업만을 모은 기획 경매 ‘웍스 온 페이퍼(Works on Paper)’도 눈여겨볼 만하다. 근대화가 김경, 정규, 주경 등은 경매에서 만나기 힘든 작가이며, 박수근의 ‘소녀와 강아지’, 김환기의 ‘무제’, 최욱경의 ‘무제’ 등은 희귀한 작품들이다. 연필·잉크·콩테 뿐만 아니라 유화물감으로 그리거나 목판화로 제작하는 등 작가들의 종이 실험을 보는 재미도 특별하다.
김환기의 희귀한 종이작품 ‘무제’ /사진제공=서울옥션
천경자의 전성기 작품인 ‘여인의 초상’(1977)과 이중섭의 말년 작품 ‘어린이와 새와 물고기’, 저평가된 화가 박생광의 그림들도 새 주인을 찾는다. 출품작들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실물을 확인할 수 있으며 온라인 VR 전시장도 마련됐다. 경매는 현장뿐만 아니라 서면·전화 응찰도 가능하다./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이중섭 ‘어린이와 새와 물고기’ /사진제공=서울옥션
천경자 ‘여인의 초상’ /사진제공=서울옥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