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주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 초보다 약 3조6,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올해 초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이같은 내용의 ‘50대 그룹 총수·회장의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8일 발표했다.
주식평가액은 올해 1월 2일과 12월 2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됐고, 비상장사 등을 통해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그룹) 중 자사 주식을 보유한 총수와 회장 등 39명의 주식평가액은 올해 1월 57조6,150억 원에서 12월 67조1,913억 원으로 9조5,695억 원(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인물은 ‘국내 주식부호 부동의 1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이었다.
이 전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올해 1월 기준 17조3,800억 원이었는데, 이달 초 기준으로는 3조6,597억 원(21.1%) 늘어 총 21조3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보통주 기준) 주가가 역대 처음으로 7만 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 한 달간 빠르게 상승한 것이 이 전 회장의 자산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식평가액도 1월 초 7조2,760억 원에서 12월 8조2,111억 원으로 9,351억 원(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그룹 총수 중 올해 주식평가액 상승률이 가장 높은 인물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었다.
올해 1월 1조9,68억 원으로 평가됐던 김 의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12월 4조6,627억 원까지 올라 14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2조2,268억 원에서 3조2,920억 원으로 1조651억 원(47.8%) 증가했고, 현대차 정몽구 명예회장은 3조8,630억 원에서 4조7,137억 원으로 8,507억 원(22%) 증가했다.
반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월 초 4조9,976억 원에서 12월 초 3조6,352억 원으로 1조3,624억 원(-27.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회장은 자녀에게 주식을 상속하면서 주식평가액이 줄었고,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일부 지분을 비상장사로 변동해 주식재산이 감소한 것처럼 집계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내년에는 그동안 이건희 회장이 지켜온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이재용 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주식부자 2~3위 자리를 놓고 그룹 총수 간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