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 중국의 측량팀이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향해 산을 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의 공식 높이가 8,848.86m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네팔 당국은 이날 오후 이 같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공동 측량 작업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 알려진 8,848m에 비해 1m 가량 높아졌다.
양국이 공동으로 에베레스트산의 높이에 대해 결론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 네팔은 지난해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네팔 방문을 계기로 에베레스트산 높이 공동측량에 합의했다. 올해 중국·네팔 수교 65주년을 기념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이후 네팔은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자국 측량팀을 파견했고, 중국도 지난 5월 수십 명의 전문가를 파견해 정상 측량에 나섰다
이에 따라 에베레스트산의 진짜 높이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설왕설래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에베레스트산은 네팔과 중국에 걸쳐 자리 잡고 있으며 높이 측량은 1849년부터 시작됐다.
네팔 일간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기존에 공식 높이로 받아들여지는 8,848m는 1954년 인도가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서 삼각 측량법을 활용해 측정한 결과다. 이 높이는 1975년 중국의 측량에 의해 다시 재확인됐다. 중국은 당시 자체 측량을 거쳐 에베레스트의 높이가 8,848.11m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2005년 재측량 후 높이를 8,844.43m로 수정했다. 이 높이는 바위의 최고점을 잰 것으로 그 위에 쌓인 눈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네팔은 에베레스트의 높이에는 눈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9년 미국의 측량팀은 자국의 GPS 등을 활용한 결과 높이가 8,850m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2015년 히말라야에 규모 8.1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에베레스트산의 높이는 다시 쟁점이 됐다. 지질학자들은 지진으로 인해 에베레스트 정상 높이가 변경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람이 에베레스트산 높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에베레스트산은 4개의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보편적으로 불리는 영어 이름인 에베레스트는 히말라야 측량에 기여한 영국인 조지 에베레스트 경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네팔에서는 이를 사가르마타라고 부른다. 산스크리트어로 ‘세계의 정상’이라는 뜻이다. 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이름은 초모랑마다. ‘어떤 새도 넘을 수 없다’는 의미다. 중국은 티베트어를 차용해 에베레스트를 주무랑마(珠穆朗瑪)라고 부른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