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의 한 식당에 거리두기 2.5단계 동안 휴무일을 늘린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민주기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한 8일 서울 시내 식당가는 평일인데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재택근무가 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피크 타임인 점심 시간에도 테이블을 반 이상 채운 곳을 찾기가 힘들었다. 2단계 때도 긴 줄로 대기했던 서울 관악구의 한 유명 식당은 겨우 2개 테이블만 채우는데 그쳤다. 이 식당의 사장은 “점심 시간부터 급격하게 손님이 줄었다”며 “저녁 시간대 연말 모임도 취소가 많아 아예 문을 닫는게 나을 지경”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이 골목에는 휴무일을 늘리고 아예 문을 닫은 식당도 눈에 띄었다. 한 면요리 전문점은 안내문을 내걸고 거리두기 2.5단계 동안 매주 월~화요일 휴무한다고 써붙였다. 기존에는 일주일에 하루만 쉬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낸 옆 카페는 2단계 때부터 아예 운영을 중단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자 자영업자들은 집합 금지와 함께 대출금과 임대료, 공과금 납부도 일시 중지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이같은 내용의 청원글은 이틀 만에 7만여개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손님이 실종된 거리는 배달 라이더들이 채웠다. 한 식당 앞에는 각각 다른 배달 애플리케이션 라이더들이 포장 음식을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했고, 거리에는 자전거와 퀵보드를 이용한 배달 기사도 심심치 않게 지나갔다. 포장을 취급하지 않던 한 김치찌개집은 밤 12시까지 포장이 가능하다고 써붙였다. 외식업계의 한 관계자는 “2.5단계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연말 대목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다만 집합금지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추가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