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전경./홈페이지 캡처
한 주택에 불을 내려다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지 불과 10여 일 만에 또다시 방화미수죄로 붙잡힌 60대가 결국 실형을 살게 됐다.
9일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에 따르면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A(60)씨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9월 8일 오후 8시 50분께 술에 취해 춘천시 한 주택 안으로 불붙인 비닐 두루마리를 던져 불을 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불붙인 비닐을 주택 안으로 던졌으나 다행히 목격자에 의해 금방 진화됐다.
A씨는 당시 ”내가 교도소를 갔다 왔는데 집이 다 부서져 있었다. 이 집은 내 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이다”며 “내 보증금을 다 뺏어간 도둑놈이 있다. 이 건물을 다 불태워서 없애버리겠다”고 혼잣말로 중얼거린 것으로 조사됐다.
방화미수죄로 붙잡힌 뒤 A씨는 “주택에 들어가 자려고 했는데 커다란 구덩이가 있었고, 철근이 뱀처럼 올라와 있어 상황을 확인하고자 비닐에 불을 붙였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법정에서도 “어두워서 주변을 밝히고자 비닐에 불을 붙인 것이지 불을 지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목격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칫 큰 피해를 낳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고 같은 죄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열흘 남짓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이 미수에 그치고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