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수원=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의 검사 술 접대 의혹 수사결과 발표를 정면 비판했다. 김 전 회장은 검사 두 명이 100만원 미만의 향응을 누렸다는 검찰의 산정 방식은 잘못됐으며 검찰의 비리는 검찰이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9일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해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은 10개월에 걸쳐 실체가 있는 것처럼 계속 수사하면서 검사 술 접대 수사는 접대 당사자인 검사들의 말만 믿고 그대로 결론 내렸다”며 “납득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회장은 “대한민국에서는 그냥 평검사이더라도 검사가 청와대 수석이나 국회의원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옥중 입장문에서 ‘검사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지난해 7월 검사 세 명에게 술 접대를 했고 이 중 한 명은 라임 수사팀으로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이 제기한 의혹을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8일 접대자인 김 전 회장, 주선자인 A 변호사와 접대 대상자 B 검사 등 총 세 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자리에 함께 있었던 다른 검사 두 명은 접대 금액이 형사처벌 기준인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이외에 김 전 회장이 주장한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 의혹’ ‘검찰의 여권 정치인 겨냥 협박’ 등은 모두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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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두 명이 기소되지 않은 것에 대해 김 전 회장은 향응금액 산정을 다시 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 전 회장은 “검사 세 명은 옆자리에 여성 종업원이 앉았는데 종업원 한 명당 5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며 “검사 세 명이 50만원의 접대를 받았다고 보고 추가로 마신 술값 등을 더해 100만원을 넘는 향응을 향유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이 검사 두 명은 11시 이전에 귀가해 전체 접대 비용 536만원에서 11시 이후에 소요된 접대 금액 55만원을 뺀 481만원을 5로 나눠 각 96만2,000원을 수수했다고 봤지만 이를 반박한 것이다.
또 김 전 회장은 해당 사건을 공수처에서 철저히 재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회장은 “검사의 비위를 검사가 조사한다는 것은 모순이고 부당하다”며 “더 상세한 내용들은 추후 공수처에서 모두 말하겠다”고 끝맺었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