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된 웹소설, 해외서 광클릭

'국내서 뜨면 해외서도 통한다' 공식 성립
웹소설로 주목 받은 후 웹툰으로도 제작
'재혼황후' 泰·佛서도 인기 차트 상위권

웹툰으로 제작돼 태국 시장에 진출한 웹소설 ‘재혼황후’.

‘한국에서 뜨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K 콘텐츠의 성공 공식이 웹소설 분야에서도 통하기 시작했다. 웹소설로 국내 독자들에게 주목 받은 작품이 웹툰으로 다시 제작된 후 해외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이른바 선순환 성공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9일 네이버웹툰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첫 연재를 시작한 웹소설 ‘재혼황후’는 연재 시작 11개월 만인 지난 해 10월 팬들의 지지를 업고 웹툰으로 제작됐다. 시장 반응은 예상대로 좋았다. 여성 독자들의 절대 지지 속에 금요 웹툰 조회 종합 랭킹 5위에 올랐다. 국내 인기는 다시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됐다. 재혼황후 웹툰은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인니어, 태국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됐고, 각국 웹툰 인기 차트 상위권에 포진했다. 북미에서는 237개 연재 작품 중 10위, 태국에서는 162개 작품 중 3위까지 올랐다. 왕실 문화에 익숙한 프랑스에서도 로맨스 웹툰 부문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재혼황후 외에도 웹툰으로 변신한 후 세계 시장으로 나간 웹소설은 더 있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지난 7월 웹툰으로 제작된 후 국내 인기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번역 작업을 거쳐 대만, 중국, 태국에서도 서비스 중이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 관계와 한국식 로맨스 전개 방식이 해외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일본서 인기 연재물로 자리 잡은 ‘나 혼자만 레벨업’.

한국 웹소설이 해외 여심만 공략하고 있는 건 아니다. 인류 최약 병기로 불리던 헌터 ‘성진우’의 성장기를 그린 ‘나 혼자만 레벨업’도 웹툰으로 제작돼 카카오재팬 만화 플랫폼 픽코마에서 일일 110만명이 보는 인기 연재물로 자리 잡았다.

인기 웹소설은 웹툰을 넘어 영화 시장의 러브콜까지 받고 있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현재 서비스 중인 판타지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신과 함께’를 제작한 영화사 리얼라이즈픽쳐스와 극장용 장편 영화 5편 제작에 대한 판권 계약을 맺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연재 중이어서 향후 영화로 제작됐을 때 기존 독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웹소설은 장르와 소재의 제한이 없고 무한한 상상력을 추구하며 속도감 있는 스토리를 선보인다”며 “웹툰·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주가 가능한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웹소설의 이런 매력 덕분에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추산 기준 2013년 100억 원대에서 지난 해 5,000억 원대까지 성장했다. 6년 만에 50배 이상 시장이 확대된 셈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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