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확보한 아스트라 백신…NYT "연내 미 FDA 승인 어려워"

"미국 3상 결과 나오는 내년 1월까지 승인 못받을 것"
"FDA, 아스트라제네카 정보 은폐에 실망, 불신 커져"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로고를 배경으로 ‘코로나19 백신’이라는 라벨이 붙은 병이 놓여있다. 우리 정부가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이 연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리 정부가 선(先)구매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연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보건 당국에 정보를 은폐하는 바람에 백신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며 “아스트라제네카 경영진은 미국 내 3단계 임상시험 결과를 얻는 내년 1월까지 FDA 승인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9월 6일 백신 임상 참여자에게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해 전세계에서 시험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이 결정 이틀 뒤인 9월 8일 FDA와 긴급 승인 관련 전화 회의를 하면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FDA는 이 회의가 끝나고 몇 시간이 지나 중단 사실을 파악했고 아스트라제네카의 불투명성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주일 만에 임상 시험을 재개시킨 다른 국가의 보건 당국과 달리 FDA는 한 달 반 뒤인 10월 하순에서야 국내 임상 시험을 재개하도록 했다. 그 바람에 FDA의 백신 승인 기준 3만명이 채워지지도 않았고 1차분 임상 접종자가 두번째 접종을 하지 못하는 일도 생겼다. 이달 초 기준으로 이 회사의 미국 내 임상 시험은 절반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9월 뿐 아니라 7월12일에도 영국에서 임상 참가자 1명에게서 신경계 부작용이 발생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잠시 시험을 중단했으나 이 사실도 FDA에 알리지 않았다고 NY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모든 정보를 FDA에 즉시 제공했다면서 NYT의 보도를 부인했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전량으로 2회 접종했을 때 효능이 62%였으나 1회때 절반, 2회에 전량을 접종했을 때는 90% 이상의 효능을 발휘한 우연한 성과에 대한 원인 규명을 못하고 있는 점도 상용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NYT는 제조사의 실수로 우연히 얻게 된 이 효능 차이의 원인을 의학적으로 규명하지 못하면 FDA의 긴급 승인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미 정부의 백신개발을 총괄하는 팀 ‘초고속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효능이 컸던 절반 분량의 접종자 가운데 55세 이상은 없었다”라며 “전염병에 취약한 그 이상의 연령대에 백신이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반 접종이 왜 더 효과가 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사용 승인이 더 어려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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