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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및 유죄 판결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직(職)을 건 것과 관련, 야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김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김종인 사과하고 물러나야 하지 않습니까?”라며 “김종인이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의 잘못을 대신 사과하겠다고요?”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두 사람 3년 10개월간 감옥에 잡아두면서 석방투쟁 한 번 안한 인간이 무슨 자격으로 사과합니까?”라고 김 위원장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다.
김 전 지사는 또한 “징역 20년, 징역17년 형을 살고 있는 전직 대통령을 대신할 자격이 있는가요?”라며 “건방지기 짝이 없습니다. ”감옥살이 하는 것도 억울한데, 김종인이 대신 사과한다고요? 이건 인간이 아닙니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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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과 관련,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도 못하면 비대위가 있을 이유가 있느냐”고 언급해 당 차원의 사과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주호영 원내 대표 등 상당수 의원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내홍을 겪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들의 사과 반대에 대해 “그래도 해야 할 일”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고 있는 30·40대, 중도·진보층의 마음을 사기 위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처음에 (비대위원장으로) 오셨을 때 (사과를) 하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이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느냐는 그런 의견도 있다”고 재고를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사과가 두 전직 대통령의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의 민심 이반을 야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김 위원장은 “선거에 영향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안 본다”고 말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