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후에도 수험생들은 쉴 틈이 없다. 지난 주말부터 수시 논술 등 대학별 고사가 본격적으로 치러지면서 막바지 입시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 전략을 짜고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비대면 고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 숙지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가장 먼저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자신이 지원한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주요 대학들이 영역별로 충족해야 하는 최소 등급을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시 기관이 추정한 등급별 기준선을 참고해 자신이 각 영역별로 어느 정도 위치인지 살펴보고 대학별 고사에 응시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수능 직후 수시 대학별 고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가채점 결과로 정시 지원 가능권을 가늠하고 수시 지원 대학과 비교해 대학별 고사의 응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또 수시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 여부 역시 가채점 결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한 가채점 결과 분석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행될 수도권 주요 대학의 수시 논술 전형 일정을 살펴보면 오는 12~13일에는 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광운대·세종대·아주대, 19~20일에는 인하대 등이 논술 시험을 치른다. 면접의 경우 고려대(학업 우수형 일반 전형) 9~11일, 서울대(일반 전형) 11~12일 등이 있다. 면접은 대학별로 전형이 다양하고 전형별 시험일도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은 각 학교 홈페이지에서 공지를 확인해야 한다. 올해 수시 모집에서는 전체 대학 모집 인원의 77%인 26만 7,374명을 뽑는다. 수시 합격자 발표일은 27일이다.
23일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학별 고사가 집중적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대학별로 시험 일정이 겹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일정이 중복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대학별 고사 일정이 변경된 대학이 많고 면접 방법 또한 비대면으로 전환한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지원 대학 및 모집 단위별 고사 시행일 뿐 아니라 고사 시간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험생들은 대학별 고사를 치르기 전에 전년도 기출문제와 예시 문제 등 대학이 제공하는 자료를 꼼꼼하게 살펴 출제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문계 논술 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한다면 영어 독해 능력도 필요하다. 자연계 논술 고사는 수리·과학 논술, 주관식 문제 풀이 방식이 대부분이고 고등학교 교육과정 범위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이러한 기본 사항을 지망 대학의 출제 유형에 맞춰 직접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학마다 체온 측정 등 증상 확인 절차를 거치므로 수험생들은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번 주말 논술 시험을 치르는 이화여대의 경우 응시 수험생 모두 ‘KF(코리아 필터) 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실 전까지 자가 진단 문진표를 제출해야 한다. 고사 건물 입실 때 체온 측정 결과 발열이 있는 수험생은 별도의 고사장에서 시험을 본다. 자가 격리 수험생은 고사일 2일 전 오전 10시까지 대학에 자가 격리 대상임을 신고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확진자의 경우 비대면 고사에만 응시할 수 있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대부분 대학이 확진자 시험 응시를 제한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논술 및 실기의 경우 대면 시험이 불가피해 확진자는 사실상 응시할 수 없다. 면접의 경우도 학생부 종합 전형 중 일반 전형과 지역 균형 선발 모집 등에서 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서울대나 실시간 화상 면접을 진행하는 상당수 대학에서 확진자 응시는 불가능하다. 다만 사전 녹화 영상물 제출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일부 대학에서는 확진자 응시가 가능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확진자 면접 응시가 가능한 대학은 고려대·전북대·조선대·제주대 등이다.
확진자와 달리 자가 격리자는 대학별 고사 응시가 가능하다. 각 대학들은 교육부가 전국 8개 권역별 시험장에 마련한 자가 격리자 수용 시험실 348개(수도권 113개)에서 시험을 치른다. 다만 대학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이 권역별 시험장에서 전형을 진행하는지, 시험 당일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학교 내 별도 시험장은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미리 살펴야 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 이사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대학별 논술, 면접, 적성고사 시행 방식 등이 변화된 경우가 많으므로 대학 홈페이지에 올라온 입학 관련 공지 사항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1월 7일부터 정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대학별 고사를 치르면서 정시 지원 전략도 미리 짜둬야 한다. 정시 모집 전형 기간은 가군 대학의 경우 내년 1월 13∼20일이며 나군은 1월 21∼28일, 다군은 1월 29일∼2월 5일이다. 정시 합격자는 2월 7일에 발표된다. 정시 모집에서는 전체 대학 모집 인원의 23%인 8만 73명을 선발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수험생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운 뒤 수능 성적이 발표된 후에는 지원 전략을 토대로 대학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