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경영 참여 하겠다” 한진칼 이어 ㈜한진도 경영권 분쟁

HYK파트너스 지난 8일 공식 주주서한 발송
경영참여 의사 공식화…"이사회 의석 요구"
주식 보유 기간 짧아 주총 안건은 못 올려
㈜한진 "주주 제안 확인했으며 검토할 것"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

㈜한진의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HYK파트너스가 최근 한진에 이사회 의석을 요구하며 경영 참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KCGI와 오너 일가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물류 계열사 한진도 주주 가치 제고를 두고 주주들과의 마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YK파트너스는 한진에 지난 8일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 제안’이 담긴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한진의 지분 확보 배경에 대해 말을 아꼈던 HYK파트너스는 11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한진의 주주가 된 후 처음 회사 측에 발송한 공식 서한을 시작으로 향후 경영진을 상대로 지배구조와 경영 방식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는 “한진은 국내 2대 물류 기업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의사 결정 구조와 비효율적 재무구조 등으로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한진의 경영에 참여해 사업 구조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로 제안서를 보냈다”고 배경을 밝혔다.

HYK파트너스는 한진의 지분 9.8%를 보유한 2대 주주 ‘HYK1호PEF’의 운용사다. 펀드의 최대 출자자(LP)는 경방(000050)이다. 4월 주요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던 경방은 계열사 등을 동원해 지분을 매집했고 9월 국민연금과 GS홈쇼핑 등 기존 주주를 제치고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이렇게 확보한 주식 전량은 10월 HYK파트너스가 결성한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인 ‘HYK1호펀드’에 모두 넘겼다.

HYK파트너스는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의석을 요구하며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번 주주 제안에도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인물 최소 1명이 사외 이사로 선임돼야 한다는 내용이 주요하게 담겼다. HYK파트너스는 또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에 따라 완전한 전문 경영인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휴 자산 매각, 임원의 보수 및 퇴직금 규정 정비, 관계사 일감 몰아 주기 근절 등을 제안했다.

HYK파트너스는 주주총회 안건을 직접 올릴 수는 없지만 한진 이사회를 통해 올려 정기 주총에서 이번 사안을 다루려 한 것으로 보인다. HYK파트너스가 한진 투자에 참여한 시점은 10월이다. HYK파트너스 측은 이달 18일까지 주주 제안에 대한 검토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이사회에 요구했다. 한진은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 가치 제고와 관련한 주주 측의 제안 내용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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