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남혐'을 정치에 이용"…정의당 "자질의 문제"

조혜민 "김남국, 본인이 한 말은 부정하지 못하는 것"

낙태죄 공청회 발언에서 비롯된 정의당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당은 10일 김 의원의 낙태죄 공청회 발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전날인 9일에 시작된 양측 간의 설전이 이어진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남성도 낙태죄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취지의 질문을 했던 것”이라며 “정의당이 언제부터 ‘남성 혐오’를 정치에 이용하게 됐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질문을 ‘여성의 삶을 짓밟은 막말’로 생각한 논평이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정당에서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전날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이 ‘제가 나이 어린 여성이자 소수정당의 원외 대변인이라 협박성 전화를 했다’고 지적한 데 대해 “정의당에서는 30대 정치인을 어린 사람 취급하나요?”, “여성한테는 잘못을 따지면 안 되는 건가요?” 등 반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남성도 공포감을 느낀다”며 “정의당의 논평이야말로 타인에게 공포감을 주는 협박이고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청회는 의원들이 공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논의하는 자리”라며 “그런 방식의 질문이 어떤 프레임을 갖고 올지 고민하지 않은 자체가 자질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김 의원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갑질’ 발언을 언급하지 않는다며 “본인이 하신 말이니까 아니라고 부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8일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만 참석한 낙태죄 공청회에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정혜 부연구위원에게 “법안에 대한 남성의 인식을 알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에 김 부연구위원이 ‘(남성들도) 낙태죄 폐지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답하자 “그게 주류의 시각이냐”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대해 조 대변인은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반대의견은 잘 알겠으나 남성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등 어이없는 말들을 일삼고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던 공청회에서의 망언들을 굳이 다시 언급하진 않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뒤 조 대변인은 9일 김 의원으로부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법 제정 등 정의당이 하는 건 도와주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혜인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