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우선접종"…韓 "우려할 상황 아니다”

당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 문제 없어'
SK바이오사이언스 위탁 생산...물량확보 우려할 상황 아냐
임상 3상 최종 결과 도출 시기가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유일하게 선구매 계약을 맺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미국의 행정명령 발동과 관련해 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백신 최고 회의’에서 “미국인들이 미국 백신을 접종할 우선권을 갖도록 보장하겠다”며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당초 방역 당국은 내년 2~3월께 백신 수급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행정명령 서명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백신이 해외에 수출되는 시간이 지연돼 자칫 백신 접종 일정이 더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국내 생산과 도입에 큰 문제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방역 당국이 이처럼 백신 수급을 자신하는 것은 영국 바이오 기업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일부가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7월 정부·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공장 L하우스에서 자사 백신의 원액 및 완제를 위탁 생산하는 3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선구매한 물량은 1,000만 명분이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른 경로를 통해 백신을 확보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백신이 미국에서 생산한 백신이 아니기에 행정명령과는 관련이 없고 (국내 생산 물량은) 처음 계획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단장은 “현재까지 4,400만 명분을 확보한 가운데 추가 확보와 관련해서도 관계 부처 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3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선구매하기로 결정한 4개 백신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이 비임상 시험 자료에 대한 사전 검토를 받고 있다. 최종 공식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 3상 자료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과가 빨리 도출될수록 허가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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