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재개…13일까지 매듭 짓는다

英·EU정상 만찬 회동서 합의
어업권 등서 이견 여전하지만
팬데믹 정국서 '노딜' 부담 커
ECB 채권매입 5,000억유로 확대

9일(현지 시간)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만찬 회동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이번에는 결론이 날까. 영국과 유럽연합(EU)이 13일까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이후 미래 관계를 담판 짓기로 했다. 주요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여전하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미 어려워진 경제를 고려하면 양측이 어떻게든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만찬 회동을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EU는 올해 말까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 관계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공정 경쟁 환경 △어업권 △향후 분쟁 발생 시 해결 지배 구조 등 주요 안건을 두고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만찬 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양측 입장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으며 존슨 총리 측 역시 이견이 큰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덴마크 투자은행(IB) 삭소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틴 제이콥슨은 경제 방송 CNBC에 양측의 협상을 둘러싼 “여러 외교적 방법이 있다”며 그들이 필요하다면 “시계를 멈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전환 기간 이후에도 양측이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사라 헤윈 애널리스트 역시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확률은 30%뿐이라며 전환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망은 영국과 EU 양측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미 크게 흔들린 경제에 노 딜 브렉시트까지 안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나왔다. 특히 영국은 더 큰 경제적 대가를 치르게 된다. 영국 예산책임처(OBR)는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합의 없이 EU를 완전히 떠나게 되면 국내총생산(GDP)이 2%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내각부는 EU에서 수입한 식품에 관세가 부과돼 식량 가격이 3~5% 상승할 수 있고, 이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타격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영국에서 판매되는 식품의 약 30%는 EU에서 수입되고 있다.

여기에 어업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돼 해산물의 수출이 단 1~2일 지연돼도 상품 가치는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 범죄 사건이 발생해도 EU와의 협력 수사가 어려워지고 유로폴(EU의 경찰 기구)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로의 접근이 제한돼 안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과 EU의 전날 합의에 따라 내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넘어가는 식료품에 대해서는 통관 및 검역 절차가 면제된다.

한편 유럽중앙은행은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매입 규모를 5,000억 유로(약 658조 원)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준 금리를 0%로 동결한다고 덧붙였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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