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아파트 단지 전경./연합뉴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달아올랐던 집값 상승세가 최근 지방으로 옮겨붙으며 전국의 집값이 불안한 모습이다. 정부가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펼치고 있지만 규제를 피해 인근 지역 집값이 오르는 ‘풍선 효과’가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으로 코너에 몰린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데다 저금리로 인해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지방 집값 과열 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전국에서 집값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창원 성산구’ = 13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11월 첫째 주∼12월 첫째 주 누적 기준)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이 아닌 경남 창원시 성산구로, 상승률이 8.47%에 달했다. 두 번째는 경기 김포시(6.47%)가 차지했고, 창원시 의창구(5.85%), 경기 파주시(4.95%), 울산 남구(4.91%)가 상승률 상위 5위에 들었다. 이어 부산 부산진구(4.45%)와 대구 수성구(4.05%), 부산 남구(3.90%)·해운대구(3.72%)·수영구(3.62%)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파트값 상승률 상위 10위 지역 중 서울은 한 곳도 없었고, 수도권에서는 김포와 파주 등 2곳이 들었다. 나머지 7곳은 모두 지방이었다.
한 달간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창원 성산구에서는 국민주택 규모인 반림동 노블파크 전용면적 84.99㎡가 지난달 16일 6억6,000만원(7층)에 신고가로 거래를 마쳤다. 해당 면적 아파트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5억원 아래에서 거래됐다. 비규제지역으로 남은 울산 남구 집값도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울산 남구는 지난주까지 최근 3주 연속 0.96%, 1.36%, 1.15% 상승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1단지 84.94㎡는 10월 25일 12억원(8층)에 거래되며 올해 초 6억~7억원 수준이던 집값이 1년 사이 2배 가까이 뛰었다. 역시 규제를 비껴간 경기 파주시에서는 목동동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 84.99㎡가 지난달 26일 9억1,000만원(11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파주 전체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값 기록을 다시 썼다. 해당 평형은 올해 1월 5억2,000만원(13층)에 거래된 바 있다.
◇규제도 막지 못한 지방 아파트 ‘사자’= 신규 규제지역은 규제 직후 집값이 진정되는 분위기였으나 지난주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다시 오름폭을 키워 불안한 모습이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5개 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조사 기준 해운대구(0.32%→0.26%)와 동래구(0.35%→0.33%), 남구(0.57%→0.53%) 등 3곳의 상승 폭이 줄었다. 하지만, 연제구(0.29%→0.37%)와 수영구(0.33%→0.34%)는 다시 오름폭이 커졌다. 대구시 수성구는 조정대상지역 지정 직전인 11월 3주 1.16% 상승에서 규제지역 지정 후인 4주 0.56%, 5주 0.53% 상승으로 상승세가 누그러졌다가 지난주 0.62%로 상승 폭이 다시 커졌다.
이렇듯 지방 광역시·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 0.35% 올라 한국부동산원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수도권인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아파트값도 지난주 0.50% 상승하며 역대 최고 상승을 기록했고, 경기도를 제외한 8개도 아파트값도 지난주 0.23% 올라 역시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방 전셋값이 흔들리면서 매맷값도 불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