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장에서는 단기자금의 발행량과 금리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회사채 시장의 진원지가 단기금융시장이었기 때문이죠. 특히 매 분기말과 연말은 단기자금의 유출 규모가 큰 만큼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또다시 변동성이 커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큰 변동성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던 지난 4월 연 2.23%까지 치솟은 CP(A1등급, 91일물 기준) 금리는 지난달 1.09%까지 낮아져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때 차환 발행이 안돼 지급보증을 선 증권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떠안던 PF ABCP·전단채 금리도 일반 CP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PF ABCP·전단채는 단기자금 상품 중에서도 리스크가 큰 상품입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단기 유동화 증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수요도 양호합니다. 대표적인 단기자금인 MMF는 9월 말 유출 이후 재유입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설정 잔액이 지난달 160조원으로 전고점을 찍은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기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가면서 회사채 시장도 온기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발행 시장은 지난주 KCC건설(021320), 하나에프앤아이 등 올해 다소 업황이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곳들도 이달 들어 -10~-4bp(1bp=0.01%포인트, 3년물 기준) 민평 금리를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내년에도 회사채 시장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자금시장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다음 달 12일 일몰을 앞두고 연장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A등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대비 높다는 점과 내년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들의 만기가 11조2,000억 원 가량으로 올해(10조5,000억 원)보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한 ‘핀셋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많은 기업들이 내년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GS가 첫 포문을 열 전망입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AA’ 우량한 신용도로 안정적으로 투자 수요 확보가 가능한 만큼 선제적으로 수요예측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