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약 반 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여성의 시신이 뒤늦게 발견됐다. 이 여성의 아들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와중에 노숙을 하며 모친의 사망을 알렸다.

14일 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3일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여성 김 모(6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김씨의 시신은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은 김씨가 최소 5개월 전에 지병으로 인해 변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 최 모(36)씨는 어머니가 지난 5월에 마비 증세를 보이며 숨졌다고 진술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씨의 시신에 타살 흔적이 없다는 구두 소견을 내놨다.


김씨의 죽음은 민간 사회복지사 A씨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구청 소속 복지사였던 A씨는 퇴직 후 개인 복지사로 활동하던 중 동작구 이수역 앞에서 노숙하던 최씨를 보고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이후 최씨에게 어머니 얘기를 들은 A씨는 경찰과 함께 최씨의 집을 방문했고 그 곳에 김씨의 시신이 있었다. 최씨는 한동안 숨진 어머니 곁을 지키다 전기가 끊기자 노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모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가스 요금과 건강보험료가 오랜 기간 미납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시신이 사망 후 약 반 년 만에 발견된 것을 두고 지역사회가 비극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최씨는 발달장애가 있음에도 장애인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았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기초수급자 등을 관리할 때 쓰는 프로그램에 가스비와 건강보험료 미납 여부가 보이지 않아 (김씨의 사망 사실을) 일찍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최씨가 장애인으로 등록돼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검사비와 장제급여, 긴급지원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최씨는 A씨가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