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부진·신용 위험이 최대의 금융 리스크"

韓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설문


국내외 금융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든 끝나든 기업 부문의 실적 부진과 신용 위험이 향후 금융 안정 리스크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충격을 받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와 재정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금융 안정에서 유의해야 할 부분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0∼25일 국내외 금융기관·연구소 담당자 82명에게 국내 금융 시스템의 주요 위험 요인과 발생 가능성 등을 조사해 14일 발표했다. 이들 전문가가 1순위로 꼽은 주요 위험 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단연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 가능성(49%)’이었다. 이어 ‘대선 이후 미국 정부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11%)’ ‘자영업자 업황 부진(7%)’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증대(5%)’ 등의 순이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돼 중·장기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가장 유의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 응답자의 52%가 ‘기업 부문(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 실적 부진과 신용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35%)와 재정 건전성 악화(24%), 경기침체(22%) 등도 응답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금융회사는 건전성 하락과 비대면 중심으로 영업 환경의 변화가 주요한 경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전문가는 금융 당국의 각종 지원책으로 금융회사의 잠재적 부실이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비대면 영업 환경 구축에 따른 정보기술(IT) 및 시스템 안정성 제고 부담도 커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금융 안정 시스템의 위험 요인으로 전문가들이 새롭게 많이 언급한 것은 ‘고용 악화 등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와 ‘국제 자산 가격 상승 및 급격한 조정’이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 가능성과 국제 자산 가격 상승 및 급격한 조정은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력이 비교적 큰 리스크로 꼽혔다”고 전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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