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서울시청에 집무실을 설치하고 수도권 방역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국무총리실은 14일 서울시청에 있는 수도권 코로나19 대응 특별상황실에 집무실을 두고 직접 수도권 방역상황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지난 2월에도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대구시청에 임시 집무실을 설치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이날 특별상황실을 방문해 담당자들을 격려하면서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특별상황실이 국민들께 상황을 잘 알려드리고 국민들이 적극 협조하실 수 있도록 하는데 역할이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서울·경기·인천 지자체의 어려움을 특별상황실이 최대한 즉시 해결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중대본이나 방대본과 조율을 한다면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며칠 내에 상황을 호전시켜야 국민들에게 엄청난 희생을 강요하는 거리두기 3단계로의 격상을 피할 수 있으며 여러분들의 어깨가 무겁지만 여기서 어떻게든지 사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선제적으로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자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도 각 부처 및 지자체,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고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한 결정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3단계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며 그 효과에 대한 확신과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우선은 지금 시행하고 있는 강화된 방역수칙을 온 국민이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방역’을 재차 강조드린다”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지난 주말 연속으로 900명대, 1,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민들께서 불안감을 많이 느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대본부장으로서 지금의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이미 밝혔듯이 정부는 향후 20일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충분한 병상과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하고 특히 확진자가 하루 이상 대기하시지 않도록 한 분 한 분을 빈틈없이 지원해 드리겠다”며 “그렇지만 현재와 같은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아무리 병상을 확보하더라도 우리 의료체계가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정 총리는 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국민과 의료진이 지쳐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확실한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희망을 가지고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실천으로 이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많은 확진 사례들에서 한두 사람의 방심과 무책임한 행동이 가족과 친구, 동료를 통해 지역사회까지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법에서 정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K-방역의 고비가 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니 우리 모두가 책임의식을 갖고 일상에서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보다 철저히 지킬 것을 함께 다짐하자”고 제안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