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유행기(3월)와 2차 유행기(9월)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입시관련 업종과 테마파크·레저 숙박업소 등 업종은 1차 때보다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래방과 유흥주점 등의 유흥업종과 다중이용시설은 1차 유행기보다 매출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업종별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II’를 16일 공개했다. 연구소가 하나카드 매출데이터를 코로나19 1차 유행기(3월)와 2차 유행기(9월)로 구분해 약 230개 업종별로 비교한 결과, 예체능학원(+137%)이나 테마파크(+121%) 등 입시관련 및 여행/레저업종은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차 유행기의 매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입시준비의 절박함과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인한 야외시설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추정된다. 레저용 숙박업소나 테마파크 등은 아직 전년매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1차 유행기보다는 회복되고 있다. 반면 항공 및 여행사는 매출부진이 심화되면서 같은 업종내에서도 세부 업종별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전문점이나 축산물·정육점 등 홈쿡 및 홈술관련 업종은 2차 유행기때 매출이 1차 유행기나 전년누계에 비해 모두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매출수준은 5월까지의 마이너스(-)성장에서 벗어나 10월 누적으로 1.1% 증가하는 등 미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종료된 이후 매출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아직 이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성인오락실(-89%), 노래방(-72%), 유흥주점(-65%) 등의 유흥시설은 2차 유행기에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예술품 및 시계·귀금속 등 사치품 관련 업종도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세부업종별로 매출액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졌던 업종은 의료업종인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환자의 증가로 신경정신과(+14%)의 매출이 늘어났으며, 코로나와 다소 무관한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올해 내내 매출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이비인후과(-11)와 소아과(-10%), 종합병원(-6%), 한의원(-2%)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행태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났다. 대표적으로는 ‘퍼스널 모빌리티’와 ‘건강·그린 하비(green hobby)’에 대한 니즈가 크게 늘었다. 대중교통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전거(+92%)와 오토바이(+55%), 자동차운전면허(+19%)의 수요가 급증했으며, 셀프 텃밭과 플랜테리어의 관심 증가로 화원/화초(+9%)와 비료/종자업종(+15%)의 매출도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 재택근무 증가와 야외활동 자제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람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가구판매점(+25%)과 실내 인테리어(+15%)업종의 매출은 작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양정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올해에는 세부업종별로 매출 차별화가 더욱 부각됐고, 소비행태도 ‘퍼스널과 그린’위주로 형성된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이것이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