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인 두산(000150)과 두산중공업(034020)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당장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며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길어야 1~2년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심 사업의 안정화와 실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15일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매각 우협 선정에 대한 견해’ 자료를 통해 신용등급전망 ‘안정적’ 변경요인을 신사업 확대 및 자구노력으로 자체 실적에 의한 재무안정성 개선 능력 확보‘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두산중공업에 대해 BBB-(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투기등급 직전 등급이다.
한기평은 “두산중공업은 유상증자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지만, 사업기반 회복이 없다면 신용등급 방향성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신용도 하락은 사업과 재무측면이 결합된 결과”라며 “(특히) 최근에는 사업 측면이 하락을 주도해왔다”고 지적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올해 9월 누계 기준 두산중공업의 당기순손실은 1조1,551억원에 달한다. 잉여현금흐름은 -9,070억원이다. 한기평은 “부진한 영업실적, 과중한 금융비용, 자본적지출을 감안하면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1~2년에 불과할 것”이라며 “자체 사업을 통한 안전성 개선 능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기평은 “과거 원전사업부문이 독점적 시장지위를 통해 누렸던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을 단기간 내에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며 “주력 사업 전환이라는 고난도 사업조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15일 자료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으로 당초 두산그룹이 목표했던 자구 계획이 상당 부분 성과를 거둘 것”이라면서도 “두산중공업 신용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봤다. 한신평도 두산중공업에 대해 투기등급 직전인 BBB-(유동적)으로 평가 중이다.
한신평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두산중공업은 약 2조원, 그룹 차원에서는 약 3조원 이상의 차입금 경감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 유상증자와 자산 수증에 따른 자본 확충 효과까지 감안하면 두산과 두산중공업 재무구조는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사업기반 약화 및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반드시 사업 안정화와 실적 회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두산중공업의 업황 대응력과 이익창출력 개선 여부, 예정된 자구안의 성사 여부 등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인수에 나서는 현대중공업 지주에 대해 양사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한신평은 “인수자금 재무 부담은 불가피하지만 영향이 크지 않다”며 “현대중공업 지주의 신용도는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 역시 “인수대금이 9,000억원대로 알려져있지만 컨소시엄 참여 등을 고려하면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