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의사·변호사도 대출 한도 축소 검토

이르면 이달 말부터 대출 기본 한도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대출의 기본 한도를 기존의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 최근 은행들은 가계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비대면 직장인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 접수 경로를 아예 차단하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 전문직 신용대출 기본 한도를 최대 5,000만원 이내로 조정할 방침이다. 한도가 줄어드는 대출 상품은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닥터클럽대출’,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로이어클럽대출’ 등 전문직 대상 총 5개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매출액’을 기반으로 한도를 산정해 왔으나, 앞으로 가계대출은 ‘연소득’ 기반으로만 한도를 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군별로 최대 1억5,000만원이었던 기본 한도를 최대 5,000만원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합격자’에 대한 한도도 최대 5,000만원 이내로 조정할 계획이다. 인턴·레지던트의 경우 기존에는 대출 기본 한도가 1억5,000만원이었으나 5,000만원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또 기존에는 개업 예정인 의사들도 대출 대상에 포함됐으나 앞으로는 개업한 의사에게만 대출을 내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스 통장 대출 한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기본 한도를 많게는 2억원 가량 줄이거나,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5,000만원∼1억원가량 줄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대출 조이기에 나선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쏠편한 직장인 신용대출’을 포함한 직장인 신용대출의 비대면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일제히 2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기존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는 각 특정 직군별 상품에 따라 2억5,000만원∼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최고 한도가 1억원이 낮아진 것이다.

KB국민은행은 14일부터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원칙적으로 막는다. 또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KB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타행 대환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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