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 신세경이 16일 JTBC ‘런 온’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JTBC 제공
숙명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남자와 끊임없이 뒤로감기를 눌러야 하는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다른 세상에 살아가는 것 같은 극과 극의 연인. 어딘가 한군데쯤 망가지고 부족해 서로에게 위로받으려 하지만 소통이 그리 쉽지 않다. 정말 사랑에도 통역이 필요한 걸까?
16일 오후 JTBC 수목드라마 ‘런 온’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재훈 감독과 배우 임시완, 신세경, 최수영, 강태오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런 온’은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단거리 육상 국가대표 기선겸(임시완)과 같은 장면을 수없이 돌려봐야 하는 외화 번역가 여자 오미주(신세경)의 사랑과 성장 이야기를 담은 작품. 메가폰을 잡은 이재훈 감독은 KBS2 ‘김과장’을 통해 가볍고 유쾌한 매력을 살려내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박시현 작가는 ‘로맨스의 여왕’ 김은숙 작가의 후배로, 입봉작부터 대박을 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JTBC 이적 후 첫 작품이라는 이 감독은 “빨리 작품을 선택하게 됐는데 이유는 대본 때문이었다. 오미주가 읊조리는 대사를 좋아하는데 이외에도 좋은 대사들이 많다”며 “대본을 쓰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좋은 대본을 써주셔서 감사하다. 편집을 하면서도 대본의 대사와 구성이 좋다고 느낀다”고 기대를 전했다.
이 감독은 각 캐릭터들의 개성과 배우들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배우들이 마음 편하게 자신의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을 만들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크고 작은 역할에서 본인들의 개성을 뽐내는 중이다. 첫 방송에서 확인해달라”고 했다.
배우들은 입을 모아 작품의 확실한 색깔이 있다고 자부했다. 앞서 모니터링을 했다는 임시완은 “몽글몽글한 느낌을 받았다. 색깔로 따지면 파스텔 톤”이라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들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왜일까 생각했는데 스스로 결론을 낸 것은 감독님의 시선이었다. 감독님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것 아닐까 싶다”고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신세경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봤는데 너무 두근거리고 설레더라”며 “기분 좋게, 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최수영은 “답답한 기분이 많이 드는 요즘 같은 때에 고구마 없이 사이다 같은 캐릭터들과 맛있는 대사, 따뜻한 연출이 모여 성장 드라마 한 편을 만들고 있다”도 말해 기대를 높였다.
배우 최수영, 강태오가 16일 JTBC ‘런 온’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JTBC 제공
로맨스 연기를 펼치는 임시완과 신세경은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설렘 가득한 커플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다. 신세경은 “기선겸과 오미주가 나누는 대화가 너무 좋다. 긴 대화를 나누는 신이 많은데 그 속에서 감정들이 피어나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과정들이 좋았다”며 “사람 대 사람으로서 이 사람을 온전히 위로하고 싶은 마음들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내가 톤을 잘 잡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앞 부분을 모니터링 했는데, 오미주와 기선겸이 만나는 신에서 무장해제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연기를 봐야 하는데 그걸 뛰어넘어서 두 사람이 만났을 때 풍기는 기운들로 더 압도되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계속 둘이 마주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서로의 연기 호흡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최수영, 강태오는 정반대 느낌을 풍기는 커플을 연기한다. 최수영은 “‘겸미커플’은 티키타카가 좋은데 우리는 반대”라며 “서단아라면 이영화를 손바닥 위에 두고 이랬다저랬다 할 수 있는데, 이영화는 던지면 튕겨 나오는 매력이 있다. 알게 모르게 기싸움을 하는 게 우리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네 배우의 캐스팅에도 큰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대본에서 그려진 캐릭터 이미지에 맞다. 또 네 분의 전작들을 보고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지난여름부터 촬영을 진행하면서 이 배우들이 아니면 우리가 어떻게 했을까 싶었다. 아주 잘 해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어 “리허설을 할 때 어떻게 할지 보여달라고 하면 내 기대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신뢰를 내비쳤다.
이재훈 감독과 배우 임시완, 신세경, 최수영, 강태오가 16일 JTBC ‘런 온’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사진=JTBC 제공
임시완은 3년여 만에 로맨스물을 선택했다. 지난해 군 전역 이후 장르물인 OCN ‘타인은 지옥이다’로 복귀한 그는 오랜만에 멜로 연기로 여심을 흔들 예정이다. 가족의 유명세에 가려진 단거리 육상 선수 기선겸을 연기하는 그는 “로맨스물을 피하려고 해서 피한 건 아니었는데 작품을 선택하다 보니 멜로가 없었다”며 오랜만에 로맨스물을 하면서 설렘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본을 받고 나서 말이 맛있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의 주특기인 것 같은데 차진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서로 대화가 오고 가는 부분이 현실에서 우리가 쓰는 어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선택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MBC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연기력과 상대 배우와 케미까지 인정받은 신세경은 ‘런 온’으로 연속 흥행을 노린다. 신세경이 맡은 오미주 역은 외화 번역가로, 단단한 심지를 바탕으로 삶의 무게를 혼자만의 힘으로 견뎌온 인물이다. 그는 “캐릭터들이 단단하고 깡다구가 있는 느낌”이라며 “그런 인물들이 누군가에 대한 애정을 품기 시작하면서 자아에 분열이 생기고 하찮아지는 순간들이 생기는데, 그런 순간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우리들의 삶이니까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그룹 소녀시대 멤버에서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최수영은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서단아 역을 맡았다. 그는 ‘못하는 건 안 했을 때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당당한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드라마를 좋아해서 많이 보는 편인데 처음에 이 대본을 보고 내가 시청자라면 보고 싶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하다. 선의를 가진 또라이들인데 각자 어딘가 한 군데씩은 고장이 난 것 같이 결점이 있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다. 완성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보완해 주는 스토리가 요즘 세대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될 것 같았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내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내 인생 여주인공은 오미주라고 생각했을 만큼 매력적이다. 모든 캐릭터들을 너무 사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수영의 파트너 강태오는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미대생 이영화로 등장한다. 그는 “대본을 봤을 때 첫 느낌이 따사롭고 새콤달콤한 느낌이었다”며 “머릿속으로 상상하는데 그 그림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 속에 나도 함께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작품의 분위기에 집중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네 남녀의 솔직 담백 사이다 로맨스를 예고하며 팬들의 기대를 얻고 있는 JTBC 수목드라마 ‘런 온’은 16일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