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車업종 전망]미래차 띄워 몸값 '쑥'...판매량·수익 동반 호황기 온다

[애널리스트가 본 2021년 업종 전망] ② 자동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 속
글로벌 판매량 10~15% 증가 예고
마케팅 비용 슬림화로 수익성도↑
'톱픽'엔 현대차보다 기아차 무게
개소세 혜택 종료·원高는 리스크


10년 전 국내 증시를 호령하던 자동차 업종이 내년 ‘코스피 3,000시대’ 개막의 선봉에 서기 위해 몸을 풀고 있다. 국내 대표 자동차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임은영 삼성증권,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의 수요가 단단한 우상향 곡선을 나타내고 미래 차 보급이 확산되며 자동차 기업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질 것”이라며 흥행을 예고했다. 미래 차로의 전환과 함께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10~15%가량 증가하면서 자동차주의 몸값을 끌어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연기관→친환경차,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

16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내년 미래 차의 보급이 가속화되며 자동차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할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연기관차 퇴출을 선언하는 국가가 등장하는 등 친환경 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이며 올해 267만 대 수준인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연평균 27%씩 성장해 오는 2025년 92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투자가 결실을 거둬 기업도 미래 차 기술에 대한 실체를 갖춰나가고 있다. 이달 초 현대차(005380)그룹은 4년간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하면서 공격적인 시장 침투를 예고했다.


판매량·수익 동반 개선되는 ‘호황기’ 예고




자동차 업황의 호조도 빼놓을 수 없는 투자 포인트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을 전년 대비 10.1% 늘어난 8,360만 대, 유진투자증권은 15.2% 급증한 8,736만 대로 예상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발 빠르게 차단한 데 이어 보조 정책이 뒷받침되는 중국 시장의 탄력 높은 반등이 기대된다. 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기저 효과로 자동차 판매량이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며 “코로나19 통제로 최근 6개월 연속 반등 중인 중국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성 전망도 낙관적이다. 자동차 기업은 전염병 사태 초기 수요 급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력조정·마케팅 비용 등을 슬림화했고 해외여행 지출이 자동차 소비로 이전되면서 마진율이 20~30% 달하는 옵션 채택도 급증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자동차의 수요 증가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유럽·중국 등 중산층이 두터운 국가의 공통적 현상”이라며 “옵션 선택률은 기존 30~40%에서 최근 80~90%로 높아져 완성차 업체의 수익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차(000270) 중 뭘 담아야 할까

3인의 애널리스트는 쌍벽을 이루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모두 우호적으로 평가했지만 기아차가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 수준에 근접하며 차량의 광범위한 보급이 이뤄지는 인도는 수년 내 중국에 버금가는 대형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하반기 인도 공장 가동을 시작한 기아차는 브랜드 입지를 발 빠르게 넓히며 현재 시장점유율 4위 업체에 등극했고 올 3·4분기 영업이익률은 8% 수준이다. 임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가가 제2의 중국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이 눈길을 쏟으며 기아차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동남아 등에 수출도 본격화되면서 내년 인도 공장의 영업이익률 10%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현재차가 더 낫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 7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기아차는 유럽 시장의 판매가 늘어난 효과로 올 3·4분기에는 4위까지 치고 올라왔고 향후 E-GMP 탑재로 위상은 한층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북미 지역에서 제네시스와 수익성이 높은 픽업트럭 모델 출시에 힘입어 가파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는 내년에 제네시스 전기차, 아이오닉5 등 매력적인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며 “지금껏 준비한 미래 차 기술이 구체화되며 밸류에이션 확장의 초입기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래 차 부품 중심으로 변신 중인 현대위아(011210)와 함께 현대차·기아차·GM의 북미 생산 회복으로 중소부품사 중 가장 빠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에스엘(005850)로도 투자 시야를 넓힐 만하다는 평가도 있다.


개소세 혜택 종료·원화 강세는 리스크

물론 위험 요인도 있다. 이들은 악영향을 줄 만한 변수로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원화 강세 등을 꼽았다. 정부는 개소세를 지난 3~6월 70%, 7월 이후에는 30%를 인하해주면서 올해 1~11월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은 147만 3,973대로 집계됐으며 올해 2002년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개소세 인하 혜택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현재 시점에서 혜택이 끝나면 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완성차 업체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최근 빠른 속도로 원화 강세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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