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기업공개(IPO) 공모 금액이 최소 6,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1~2월은 전통적으로 IPO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지만 내년만큼은 예외라는 의미다. 최근 증권시장 활황에 제도 변화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상장 공모 시장의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솔루엠 등 10개 사가 주식 공모 시장을 노크한다. 한 해가 저물기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현재의 추세라면 1월 공모 추진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집계된 공모 규모는 6,000억 원이 넘는다. 올해 1개 사, 102억 원과 비교할 때 공모액만 비교하면 60배 늘었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의 회계 결산이 12월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1~2월은 통상적으로 IPO 비수기”라고 말했다. 12월 결산 법인은 3월 이후에 전년도 실적이 집계돼 공모는 4~5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공모 기업은 높은 기업 가치를 받기 위해 실적도 최대한 반영을 하려는 게 맞다”면서 “그런데도 내년 1월에 예고한 IPO는 이상 열기를 느낄 만큼 많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6,000억 원은 최근 5년과 비교해도 독보적으로 많다. 한 해 7조 8,000억 원에 이르는 공모를 기록했던 지난 2017년 1월도 공모액은 900억 원에 그쳤다.
최근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솔루엠은 올해 예상 매출액이 1조 원에 달하는 알짜 기업이다. 다음 달 14일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는데 기업 가치는 7,000억 원, 공모 규모도 877억 원이다. 이뿐 아니다. 4,000억 원을 조달하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를 필두로 엔비티·레인보우로보틱스·모비릭스 등 총 10개 사가 다음 달 IPO 공모를 예정했다.
이례적으로 1월 공모가 많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분산 효과’를 노린 것 같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올해 4·4분기에도 공모가 집중하면서 비수기인 1월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정책 변화 영향도 있다. 증권 신고서를 1월 이후 제출한 기업들은 하이일드펀드 우선 배정 물량을 5% 감축해 일반 청약자들에게 할당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 변화에 앞서 많은 기업이 공모 일정을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우호적인 IPO 시장 분위기에 증시가 조정받기 전에 상장하려는 움직임이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내년 1월 증권 신고서 제출분부터는 하이일드 배정이 축소되기 때문에 기관 투자가의 수요 감소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12월에 상장 일정을 확정하려는 기업들이 많다”고 했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