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우익단체, 日 정부에 교과서 속 '종군위안부' 삭제 요청

야마카와출판 "전지에 설치된 '위안시설'에 조선 등 여성 모집" 문장 포함
새역모 “강제 연행 이미지와 연관 지어 사용될 수 있는 말” 삭제 요구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 옛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피해자 관련 내용을 다룬 야마카와출판 홈페이지.

일본 우익단체들이 내년부터 일본 새로운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간략히 언급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삭제하기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산케이신문은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과 ‘위안부 진실 국민운동’이 내년부터 사용될 야마카와출판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관련 기술을 삭제하도록 해당 출판사에 권고하라는 요청서를 전날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앞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1995년 검정 때는 일본의 전 출판사 교과서에 위안부 문제가 실렸다. 그러나 ‘종군위안부’ 호칭을 둘러싼 논란과 학생의 성장기를 고려하지 않은 기술이라는 비판과 함께 2004년부터 역사 교과서에서 위안부 기술 자체가 일제히 사라졌다.


위안부 관련 내용은 2015년 검정 때 진보 성향인 마나비샤 출판의 역사 교과서에 다시 등장했으며 올해 검정을 통과한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에도 선보였다. 야마카와출판는 “전지(전쟁터)에 설치된 ‘위안 시설’에는 조선, 중국, 필리핀 등에서 여성이 모집됐다(이른바 종군위안부)”는 문장을 교과서에 포함했다.

산케이신문은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가 고노담화처럼 ‘이른바 종군위안부’라고 기술하고 있다면서 고노담화 외에는 근년에 일본 정부가 ‘종군위안부’라는 표현을 쓴 사례가 없다고 전했다. 새역모 등은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강제 연행 이미지와 깊이 연관 지어 사용될 수 있는 말”이라며 “일본 정부 견해 등에 비추어 볼 때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교과서 검정은 민간이 제작한 교재가 학교에서 사용하기 적절한지를 정부가 심사하는 제도다. 올해 3월의 중학 교과서 검정에선 역사 과목으로 신청된 9개 중에 우익 성향인 지유샤의 ‘새로운 역사 교과서’ 등 2개가 이례적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위안부 문제는 진보 성향 잡지인 ‘슈칸 긴요비’의 발행인 겸 사장인 우에무라 다카시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1991년 8월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1997년 작고) 증언을 처음 보도하면서 떠올랐다. 일본 정부는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의 담화(고노담화)로 위안소 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직접·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인정하고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