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 /사진 제공=의식주컴퍼니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세탁물을 비대면으로 맡기고 받는 서비스가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동네 세탁소 중심의 오프라인 세탁 시장도 빠르게 모바일로 바뀔 것입니다.”
모바일 세탁 스타트업 의식주컴퍼니의 조성우(39·사진) 대표는 20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처럼 편리하고 신속한 세탁 서비스가 직장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주거 환경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의식주컴퍼니가 지난해 3월 선보인 서비스 ‘런드리고’는 수거부터 세탁 후 배달까지 온전히 모바일과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이용자가 잠자기 전 빨랫감을 넣은 수거함을 문앞에 내놓고 앱으로 수거 신청을 하면 런드리고 차량이 세탁물을 수거한 후 자체 세탁 공장을 거쳐 다음날 밤까지 24시간 내 문앞에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 잠금장치가 달린 빨래 수거함 ‘런드렛’도 자체 개발했다. 수거 차량은 서울 전역과 일산·분당 등 경기 일부를 도는데 방문 가구가 하루 평균 1,200여 가구에 이른다. 이렇게 모인 빨래는 서울 등촌동 소재 연면적 약 2,700㎡ (900평)규모의 세탁 공장에서 자동화 공정을 거쳐 처리된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 /사진 제공=의식주컴퍼니
조 대표는 “월 이용자는 약 3만 5,000가구에 달하고 사업 1년 반 동안 처리한 드라이클리닝만 160만 장이 넘는다”며 “보통 세탁소에서 2~3일 걸리는 것을 드라이클리닝·물빨래 모두 하루 만에 세탁돼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소비자에게 통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은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위한 핵심 수단이다. 그는 “모바일의 확장·광역성을 충족하려면 대면 서비스로는 불가능해 처음부터 비대면으로 갔다”며 “예기치 않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적합한 서비스로 인식되면서 매출이 이전보다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탁과 배송을 결합한 모바일 서비스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확신한다. 그는 “세탁과 같은 가사 노동 부담이 줄어들면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주거 공간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며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소비자의 옷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세탁물과 함께 욕실 용품 등을 별도 배송비 없이 보내주는 서비스를 테스트 중인 그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패션을 추천하거나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등 e커머스와 연계된 서비스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조 대표의 창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연세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4년간 근무한 그는 지난 2011년 신선 식품 배달 서비스 ‘덤앤더머스’를 창업했다. 4년 뒤 회사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 매각, 3년 동안 배민프레시 대표를 맡다가 2017년 퇴사했다. 덤앤더머스를 이끌면서 국내에 처음 ‘새벽 배송’을 선보였던 그의 경험은 미국 여행 중 얻은 모바일 세탁에 대한 아이디어에 더해져 2018년 재창업으로 이어졌다.
조 대표는 “내년에 미국 시장도 노려볼 것”이라며 “세탁에 대한 평가 기준은 어느 나라나 동일한 만큼 모바일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의 표준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