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완수(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간사와 소속당 위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취임 전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은 사건을 두고 “경찰의 폭행사건 무마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21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변호사 신분으로 술에 취한 채 택시기사를 폭행한 것과 관련, “김창룡 경찰청장과 수사 관련자들에게 분명하게 경고한다”며 “사건을 무마한 관련자들이 누구인지 색출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문재인 정부 법조계 실세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덮으라고 지시한 자와 사건 무마 지시에 따라 사건을 무마한 관련자들이 누구인지 즉시 색출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처벌하라”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근 수사권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막대해지고 있는 마당에 ‘친문무죄 비문유죄’의 편파적 수사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청장이 진정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직을 걸고 제대로 수사하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사 종결에 대해서도 “경찰은 상식적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사하고 사건을 처리했어야 한다”며 “형법상의 단순 폭행사건과 달리 ‘반의사불벌죄’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간사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에게 “국가법상 범죄를 저지르고도 친문이라는 이유로 내사를 종결한 것은 국민들 상식선에 납득할 수 없다”며 “이 차관이 스스로 고위직에서 물러나 검찰이나 경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용판 의원은 “경찰의 잘못된 조치도 문제지만, 그보다 심각한 문제는 결국 이 차관이 술의 힘을 빌려서 행패를 부린 것”이라며 “그런 성향이라면 충분히 다른 사안에서도 다른 행태를 보였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기본적으로 성향에서 함량 미달인 사람이 어떻게 국가 고위직에 있는가. 스스로 알아서 사퇴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경찰청을 항의 방문할 방침이다. 더불어 이 차관의 수사를 진행한 서초경찰서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앞서 지난달 초순께 이 차관이 한밤중에 택시기사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택시기사는 목적지에 도착해 술에 취해 잠든 상태였던 이 차관을 깨우자 이 차관이 욕을 하며 멱살을 잡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택시기사가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자 경찰은 단순폭행죄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에 이 차관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 종결했다.
/강지수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