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음주 상태에서 택시 운전 기사를 폭행한 사건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택시기사가 사건 발생 직후 최초 진술을 사흘 뒤 경찰 조사에서 번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에서 이 차관을 신고한 택시기사는 경찰 지구대 조사에서 “목적지에 거의 왔을 무렵 (이 차관이) 목을 잡고 택시 문을 열지 말라고 욕을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택시 기사는 사흘 뒤인 지난달 9일 경찰에 출석해 “목 부위를 잡은 것이 아니라 멱살을 잡은 것이고 이미 차를 세우고 난 후 발생한 일”이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 측은 “택시 기사 최초 진술에서 좀 애매한 부분들이 있어서 9일에 다시 소환 조사를 한 것”이라며 “현장 증거에서 목 뒤를 잡은 흔적이 없고, 내부 블랙박스 영상이 없는 상태에서 (기사의) 진술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초 진술에서 나온 ‘목적지에 거의 왔을 무렵’이란 표현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에 따르면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택시 기사의 최초진술에 따르면 이 차관이 ‘운행 중’ 폭행을 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운행 중에 일어난 폭행이라면 특가법 적용이 가능하고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해야한다.

하지만 경찰은 택시기사가 번복한 진술에 따라 이 차관 사건이 아파트 단지에 정차된 차량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고 관련 판례들을 참고해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고 내사종결했다. 만약 최초 진술이 맞다면 특가법 적용이 가능해 논란이 예상된다.
/심기문·한동훈기자 do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