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사진제공=유튜브 캡처
상당수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연내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확보에 대한 논쟁이 불거진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백신과 치료제가 더 많이 개발·보급되면 이를 북한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젊은이들에게 재차 강조했다. 북한 당국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고 북한식으로 관광지구를 재개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이지만, 이를 공동 개발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다.
이 장관은 22일 통일부 온라인 토크콘서트에서 20~30대 청년들과 만나 “30년쯤을 바라보면서 긴 호흡으로 통일을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언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더 많이 개발·보급된다면 서로 나누고 협력해 한반도에서 코로나19 상황을 종식하면 좋겠다”며 “북한이 코로나19에서 안전해지는 것은 대한민국이, 남쪽이 안전해지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금강산 관광 재개”라며 “지금은 북한 당국에서 금강산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지만, 그보다는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개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나아가 원산갈마지구 관광까지 무대를 확대해 개별여행을 하거나 이산가족들이 먼저 관광의 길을 나서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지난달 18일 KBS와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에도 대북 백신 지원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같은 달 26일 국회에서는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내가 조금 검토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 적도 있다.
지난해 10월 금강산을 시찰하는 북한 김정은. /연합뉴스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서는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가 관광지구 개발 사업 현장을 시찰하며 “우리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 휴양지로 되게 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북한 매체들이 지난 20일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른 조치로 해석됐다. 김정은은 당시 금강산 현지지도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며 남측 시설을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이 장관이 개별관광을 확대하겠다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경우 김정은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외화벌이 개발 사업으로 북한 경제개발 계획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이다.
이 장관은 이날 또 “남북이 갑작스럽게 통일되는 것은 서로 혼란과 부담을 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처도 줄 수 있다”며 “평화 속에서 공존하는 삶의 경험을 통해 번영의 길에 선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이 지났을 때 통일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의 청년 세대들”이라며 “그때쯤 청년들이 ‘경험해보니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는 확신이 들면 통일을 결정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