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첫 번째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신속항원검사 기기가 무증상자의 양성 여부를 가려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3일 국내 유일 신속항원 진단 키트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STANDARD Q COVID-19 Ag Test’를 검증한 결과 확진자의 양성 여부를 가려내는 민감도가 29%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기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제품인 만큼 자칫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를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요구된다.
민감도는 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하는 확률이다. 민감도가 높을수록 위음성(가짜 음성) 가능성이 낮다. 학회가 발표한 것처럼 민감도가 29%라면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이 나온 100명 중 71명이 가짜 음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는 회사 측이 임상 결과로 내놓은 민감도 90%와 차이가 크다.
학회는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임상에서 바이러스배출량이 많은 유증상자만을 대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혁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코로나19 대응 TF팀장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확진자 수가 수십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속항원 키트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이처럼 위음성 가능성이 높은 기기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전체의 반에 해당하는 확진자를 놓쳐 방역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해당 키트는 유증상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업체가 제시한 임상 결과에 따라 허가를 해준 것”이라며 “유증상자에게만 이 키트를 사용할 수 있으며 자립해서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감염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의사의 진단과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