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으로 버티는 항공사, 내년 초가 마지노선

증권가 "코로나로 위기 지속"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비창 앞에 양사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1년 넘게 이어지며 항공 업계의 유동성 위기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27일 증권가와 항공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항공사들이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을 축소했지만 내년 상반기가 매출 증대 없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상반기면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해 올해 초부터 유상증자와 자회사·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 6월 1조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 2,000억 원을 지원받았다.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1조 원가량에 매각했고 공항버스 사업, 왕산레저개발·제동레저 등의 자회사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위해 산은으로부터 8,000억 원가량을 투자받았다. 한진칼은 이를 모두 대한항공에 대여해줬는데 아시아나에 6,000억 원이 투입되고 2,000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사정은 빠듯한 형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계약이 무산된 올 9월 이후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부터 2조 4,000억 원을 지원받았으나 단기차입금만 2조 4,083억 원에 달한다. 이달 말 인수 계약금 3,000억 원을 대한항공으로부터 받고 내년 6월 1조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089590)·진에어(272450)·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국내 LCC들도 올해 나란히 유상증자를 통해 당면한 유동성 위기는 피했지만 적자가 계속되며 머잖아 확보한 실탄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LCC는 780억 원에서 1,500억 원가량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제주항공은 LCC 중 처음으로 기간산업기금 등 1,900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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