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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환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올해 초에 비해 급감했던 FX마진 거래(외환 차익 거래)가 다시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FX마진 거래 대금은 66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로 나타났다. 지난 7~10월 5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FX마진 거래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FX마진 거래는 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아 환차익을 남기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최대 10배까지 차입(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통한다. 보통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거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엔 미국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달러 인덱스가 94대에서 91대까지 내려가는 등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던 지난 3~4월에 비해선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수준이다. 당시에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익 거래가 급증했다. 최근 거래액은 지난 3월(219억 달러)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FX마진 거래 규모가 올해 봄에 비해 급감한 것은 ‘불법’ 이미지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설 중개업체 때문이다. FX마진 거래를 이용하려면 개시 증거금 1만 달러(약 1,100만 원)가 필요하다. 이에 일반 투자자로부터 소액의 증거금을 모아 증권사에 증거금을 대신 납부해주는 ‘FX렌트’가 성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돈을 받은 뒤 실제 외환 거래는 하지 않고 도박 사이트처럼 운영하는 등 불법 사례가 나타나면서 논란이 됐다. 금융당국에선 FX렌트가 FX마진 거래 급증과 연관이 크다고 보고 지난 7월 초 사설 FX마진 거래를 집중 점검 대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도 FX마진 거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 가령 KB증권은 지난 8월부터 FX마진 거래를 위한 신규 계좌 개설과 진입 주문을 금지했다. 당시 KB증권 측은 “투자 위험도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고객 보호 차원에서 거래 업무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FX마진 거래 중단 여부를 두고 고민이 크다는 후문도 나온다. 한 개인 투자자는 “최근 가상화폐나 주식 등을 통해서도 큰 차익을 남기는 사례가 많은데 구태여 FX마진 거래에 손을 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