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부적격청약, 모르고 산 지금 입주민이 공급취소?

청와대 국민청원서 '부산 마린시티자이' 사연 게시
해당지자체서 "부정청약과 관계없다" 확인 받았는데
사업주측 '원 청약자 부적격으로 일괄 공급취소' 입장으로 알려져


원 분양자가 부정 청약으로 확보한 분양권을 모르고 샀다가 4년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공급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한 억울한 사정이 청와대 국민 청원에 공개됐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정 청약과 두 번의 취소로 4년 6개월 만에 집을 잃게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2016년 5월 분양한 부산 마린시티자이의 분양권을 당시 같은달 23일 매수했다. 다만 당시 매수한 분양권은 원당첨자가 부적격 취득한 것으로 드러나 공급계약이 취소됐다. 부적격통보가 이뤄진 세대의 분양권을 시행사 직원의 실수로 명의 변경을 해줬던 것으로, 청원 작성자는 이에 분양사무실에서 사업주 측의 소개로 새로운 분양권을 확보해 2016년 6월 2일 계약을 마쳤다.


청원자는 이후 새로운 분양권으로 지난해 11월 부산 마린시티 자이에 입주했고, 현재 1년 째 살고 있다. 문제는 올 10월 구청에서 또 다른 통보를 받으면서 불거졌다. 구청측은 “최초분양자가 부정당첨자이므로 주택법에 의거 공급계약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최초 부적격 분양권 외에 당시 사업주체 측에서 새롭게 소개해줬던 분양권마저 원분양자가 부정청약을 했던 물건이었던 것이다.

다만 구청 측의 통보에는 부정청약을 인지하지 못한 세대의 경우 피해가 없도록 취소 강행을 하지 않도록 사업주체에 통보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청원자는 이를 보고 “소명만 잘하면 계약이 유지될 수 있겠다 싶었다”며 마음을 놓았다. 다만 청원자 측은 최근 뉴스보도를 통해 시행사 측에서 주택법 65조(공급질서 교란금지)에 따라 공익을 위해 피해자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일괄 공급취소를 위한 절차 및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을 접했다.

청원자는 “두번이나 이런 일을 겪게 된 사람으로써 억장이 무너졌다”며 “분양 후 4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부정을 저질러 거주하는 사람과, 부정에 가담하지 않은 것을 물론 원 분양자의 부정 여부를 모른채 구매한 저같은 세대가 똑같이 공급취소되는 게 공정한 사회냐”고 물었다. 청원자는 “현재 저와 비슷한 입장에 처한 세대는 전체 아파트 258세대중 41세대이고, 이중 36세대가 지자체에 소명절차를 밟아 부정청약과는 관계가 없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위장전입, 서류 위조 등으로 부정을 저질러 당첨된 부정청약자들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고작 몇백만원 벌금형으로 수사종결됐는데 이를 모르고 산 매수자들은 프리미엄 및, 시세차익, 취득세, 재산세, 기회비용등도 찾을 수 없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뺏기는 억울한 일을 당해야 하느냐”고 구제를 청원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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