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5부요인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취임 6개월여 만에 한반도 주변 주요국가들의 의회 정상과 연쇄회담을 마무리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 상황 속에서도 의회외교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국회에 따르면 29일 박 의장은 전날 오후 집무실에서 뱌체슬라프 빅토로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 전화회담을 진행했다. 박 의장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양국에서 진행 중인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좀 더 속도를 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볼로딘 의장의 방한과 더불어 적당한 시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볼로딘 의장은 “코로나 팬데믹의 제한들이 해제되자마자 한국을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 초청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지난 21일에도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화상회담을 진행했고 다음날에는 오오시마 타다모리 일본 중의원 의장과 화상회담을 했다. 미국을 제외한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의회 의장과 연쇄회담을 마무리한 셈이다.
박 의장은 중국과 일본 의회 의장과 화상회담에서 한·중·일 방역보건협력체 구성을 제안했다. 특히 한·중·일 3국 국회의장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리잔수 상무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국제적 공공재로서 공평한 접근권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중 양국이 서로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중·일이 긴밀히 소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장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리잔수 위원장은 “중·한·일 3국은 글로벌적으로 중요한 협력체”라며 “중·한·일 국회의장회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오오시마 의장과의 회담에선 리잔수 위원장이 3국 국회의장회의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리며 일본 의회의 적극적인 검토 역시 요청했다. 그는 “남북한과 일본, 중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역설했다.
박 의장은 또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내년 2월 중 초당적 국회 대표단을 이끄는 방미를 계획하고 있다. 그가 미국을 방문하면 국회의장 취임 후 한반도 주변 4강 의회외교를 마무리하는 셈이다.
/강지수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