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성취한 작품이라 ‘카이로스’를 떠나보내기에는 조금 슬픈 마음도 드네요. 저의 인생작으로, 제 마음에 가장 와 닿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배우 신성록은 28일 서울 경제스타와 서면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MBC월화극 ‘카이로스’를 앞으로도 잊지 못할 인생작으로 손꼽았다. 6개월여 동안 드라마를 촬영하며 스태프, 배우들과 혼연일체가 된 그는 자신의 인생작을 함께 한 동료들뿐만 아니라 극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희 배우들 진짜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연기했던 것 같아요. 동료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박승우 연출, 성치욱 연출, 이소연 작가님 정말 잊지 못할 인생작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저희 작품 끝까지 놓지 않고 봐주시고, 좋은 평가 내려 주셔서 정말 감개가 무량하고 감사합니다.”
그가 출연한 ‘카이로스’는 어린 딸이 유괴당해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 김서진(신성록 분)과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 한애리(이세영 분)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지르는 ‘타임 크로싱’ 판타지 스릴러다. 신성록은 극 중 대기업 최연소 이사 김서진 역을 맡아 냉철함과 절박함을 오가는 1인 2역과도 같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배우 신성록에게 ‘카이로스’는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처음 대본을 보는 순간 ‘이 작품, 진짜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그는 “배우 생활하면서 이런 캐릭터를 한 번 하고 싶다, 장르물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만난 작품이라 더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다”며 이번 작품과의 첫 만남을 전했다.
배우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그동안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적이 많았기에 입체적인 인물, 거의 1인 2역할을 하듯 2가지 인물의 상황을 동시에 연기하고 보여 드릴 수 있어 정말 즐거웠어요. 김서진이라는 한 인물의 단편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것 외에도, 극 안에서 여러 가지 상황, 과거와 미래 등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하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낼 기회였죠.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복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엔 ‘저’로서 연기하기에 사실 싱크로율이 100%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모르거나, 채워지지 않은 건 안하는 스타일이어서 캐릭터 자체가 저라고 생각하거든요. ‘김서진화’ 되기 위해 특별히 어떤 노력을 하진 않았던 것 같고, ‘제가 김서진이라면’ 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싱크로율이 100%라고 생각합니다.”
신성록은 명장면으로 7회 엔딩 신을 떠올렸다. 그는 “서진이가 딸의 인형 안에 있는 위치 추적기를 쫓아갔다가 죽은 줄 알았던 아내와 딸이 살아 있는 모습, 그들과 함께 있는 서도균(안보현)을 발견한 순간 뒤에서 이택규(조동인 분)가 서진의 머리를 가격해 기절한다”며 “어떻게 보면 서진에게는 고난의 끝이지 않았나 싶어서 명장면인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촬영 현장에서 상대역 이세영 배우와 실제로도 만나기 어려웠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신성록은 “이세영 배우가 여자주인공인데도 극의 상황 상 통화로만 촬영을 하다 보니까 거의 중반까지 서로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절절하고 급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화로만 표현했어야 했고, 처음 겪어 본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6년 전 ‘트로트의 연인’ 이후 다시 만나, 성인 연기자로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세영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주연 배우로 완벽히 성장해 어떤 도움 없이도 극을 이끌고 심지어 저 또한 기댈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보여줘서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생으로서는 기특하고 동료로서는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고 생각합니다. 6년 만에 만났는데도 너무 친근하기 때문에 언제 만나도 반갑고 기대가 됩니다.”
배우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올해 데뷔 17년 차를 맞은 신성록은 뮤지컬계에서 더 유명한 배우다. 그런 그가 SBS ‘별에서 온 그대’를 기점으로 브라운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리턴’, ‘황후의 품격’, ‘배가본드’ 등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고, 최근에는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친근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섰다. 그 결과 ‘2020 S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20년은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구요. 2021년 계획은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위축되어 있었던 공연도 좀 상황이 좋아져서 했으면 좋겠어요. 2021년도 예능인으로서 배우로서 뮤지컬배우로서 또 다양한 모습 또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계속할 겁니다.”
배우로서 엔터테이너로서 올 한해 바쁜 나날을 보내며 괄목할만한 성장도 이뤘지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의 목표는 소박하다.
“막연하지만, 가족과 함께 즐기면서 가족이 행복하면 그게 또 제 행복일 거 같아요. 그냥 다른 거 없습니다. 그냥 잘 늙어가고, 제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만족감 느끼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어떤 특별한 목표는 없습니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