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 대출 안내 현수막./연합뉴스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금리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풀린 돈이 급격히 늘어나자 정부가 가계 부채 관리에 나선 영향이다. 하지만 고신용 차주의 비대면 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상호저축은행의 10%대 중금리 대출도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2.72%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9월(2.59%) 이후 3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6%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올랐고, 집단대출 금리도 2.68%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보증대출 금리 역시 2.66%로 0.15%포인트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0.14%포인트 내린 3.01%를 기록했다. 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금리가 낮은 비대면 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금리는 2.72%로 0.04%포인트 오름세를 보였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주지표금리 상승에도 고신용 차주 비중이 확대되면서 2.49%를 유지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오른 2.86%를 기록했다.
저축성수신금리는 0.88%에서 0.90%로 0.02%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0%대를 유지하고 있다. 순수저축성예금이 0.89%로 0.02%포인트 올랐고, 시장형금융상품도 0.95%로 0.03%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예금금리는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특히 상호저축은행은 대출금리가 0.13%포인트나 떨어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상호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20% 이상 고금리 신용대출 비중이 축소되고 10%대 중금리 대출이 증가해 대출금리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