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9월 세종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이임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상조 정책실장, 김종호 민정수석이 30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청와대에도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노 실장의 후임으로 유영민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이 유력하고 이르면 31일 발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 교체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까지 대비하는 마지막 청와대 체제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법무부 장관 인선을 마무리 짓는 동시에 청와대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임기 말 국정 쇄신을 노리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실패에 다른 후폭풍이 새해까지 이어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의지로 보인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참모들의 사의와 관련해 “국정 일신의 계기로 삼아주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이 백지 위에서 국정 운영을 구상할 수 있도록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2인자인 노 실장은 앞서 지난 8월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강남 집이 아닌 청주 집을 팔면서 거센 비판이 일자 사의를 밝혔으나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장고하지 않고 즉각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 실장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유 전 장관은 LG전자 출신으로 4차 산업혁명 분야 등에 해박하고 문재인 정부 초대 과기부 장관을 역임했다.
감사원 출신으로 임명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김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윤 총장 징계 문제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윤 총장이 신청한 직무 배제 정지를 법원이 인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은 결국 어긋났고 문 대통령이 국정 혼선에 대해 사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 민정수석 후임으로는 검찰 출신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거론된다. 그는 대검 정보통신과장·마약과장 등을 지냈고 2004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맡았다.
이날 동시에 사의를 표한 김 정책실장의 후임으로는 이호승 경제수석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를 떠나는 김 정책실장은 경제부총리로 영전할 가능성이 여권에서 언급된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