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장기화에 전국 자영업자가 완전히 붕괴됐다. 서울 자영업자 매출만 60% 넘게 빠졌고 피트니스센터, 볼링 등 스포츠 업종은 매출이 70% 넘게 떨어졌다.
30일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12월21~27일) 서울 지역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하락했다. 올해 중 가파른 매출 하락이다. 경기 지역 자영업 역시 56% 떨어졌다. 전국 평균으로 봐도 같은 기간 56% 매출이 줄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65만 자영업자를 매출 관리 서비스를 하는데 올 초부터 매출 변동 통계를 내고 있다.
개별 업종별로 봐도 평균 40~70% 가량 매출이 떨어진 업종이 대부분이다.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업종 위주로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피트니스센터, 볼링장, 스크린골프장 등 스포츠-레저 업종은 지난해 동기 대비 73% 매출이 줄어들었다. 크리스마스 대목에 매출 반등을 기대했던 숙박 업종도 예약 제한에 64% 매출이 줄어들며 올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밖에 음식점(-66%), 교육(-64%), 문화예술(-54%) 관련 자영업자들의 매출도 반토막 이상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매출 하락폭이 적은 자영업종인 의료·건강 업종도 -38%를 기록했는데 사실상 전 업종이 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하로 떨어지면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전국 주요 자영업자들은 적자를 넘어서 실제 폐업 위기에 직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주는 크리스마스 대목이 껴 있음에도 매출이 전주보다 더 하락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연말 회식, 송년회 등이 취소되면서 연말 대목 공식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배달에 의존하는 식음료 자영업자들도 배달 호황에도 남는 게 없다고 한탄한다. 서울 대학가에서 치킨 가게를 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 대행 수수료, 포장비, 배달 광고비 등 변동비가 커서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사실상 버는 돈은 거의 없다”며 “특히 눈이 오고 추운 겨울이 되면 배달 라이더들이 출근도 덜 해 몰려드는 배달 주문을 놓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광주광역시, 청주시 등에 폭설이 내려 바로고 등 주요 배달대행 업체들이 배달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문이 1~2시간 지체돼 배달 주문을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추운 날씨와 빙판길에 출근을 하지 않는 배달 라이더들이 늘어나 배달 요금이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이날 일부 지역 배달 중단에 배달 수수료 10% 안팎 할증이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장사를 포기하고 점포를 매물로 내놓는 자영업자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 점포 매물 장터에서 12월 현재 하루 평균 70~80개 안팎의 점포 매물이 등록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평균 매물 숫자만 55개로 총 1,650개 매물이 나오며 올해 최대 매물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특히 무권리금으로 내놓는 점포 매물도 올해 이달에만 50여개 가량 되며 자영업자들의 눈물의 ‘손절’이 이어지고 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