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장병의 휴가가 통제된 가운데 서울역의 여행장병안내소(TMO)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공군 부대의 한 병사가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하게 소멸하는 병사들의 연가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휴가를 쓸 수 없는 상황을 호소했다.
이 병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가를 못 갔는데 올해 남은 연가를 모두 소멸하겠다고 한다”며 “2∼3개월 전에 ‘이번 연도까지 사용하지 않은 이전 계급 연가를 모두 소멸하겠다’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군은 병사들이 특정 시점에 휴가를 몰아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급별로 사용 가능한 연가 일수를 정해놓았다. 이·일병 10일, 상병 8일, 병장 10일 등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휴가가 통제되면서 연가를 다 못 쓴 병사들이 생겨났다.
청원을 올린 병사는 “(공군에서 연가 소멸) 지침을 내린 이유는 ‘말년 휴가를 길게 나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휴가를 모으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도에는 코로나19로 수개월 간 휴가가 통제된 상황인데 휴가를 막아 놓고 휴가를 안 나갔다는 이유로 휴가를 소멸시킨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휴가가 통제되면 휴가를 모으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모이게 되는 상황이다”며 “이를 악의적으로 휴가를 모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공군본부는 “지난 6월 계급별 연가를 모두 소진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이 지침을 준수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며 “지난 10월에 남은 연가를 내년으로 이월하는 등 불이익이 없도록 하라는 지침을 다시 내렸다”고 설명했다.
육군과 해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용하지 못한 병사의 휴가는 전역 전 휴가와 합산해서 쓰거나 위로 휴가 등으로 보상한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