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는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 안 된다”며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 권한도 국민께 받은 권력”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31일 인사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첫 출근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수처의 공정성과 중립성 훼손 우려에 대해서는 “이제 막 시작했으니 인내심을 갖고 하면 불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전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틀 연속 헌법 정신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수처 출범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도 “공수처 출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기대와 우려를 연이어 강조한 것은 여권과 야권 양측의 입장을 인지하고 그 중간에서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또 공수처 차장을 누구로 임명할지 생각해놓은 인물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임명될 차장을 친정부 인사가 차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염두에 둔 사람은 있다. 그런 우려도 추측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그는 판사 출신으로서 수사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공수처는 처장 혼자가 아니라 차장·검사·수사관 등 다른 직원이 있다. 차차 보완될 것으로 하나의 팀으로 서로 보완하며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부터 인사 청문회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사 청문회를 준비할 인력이 12명밖에 없는 만큼 대응이 버거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준비는 국무총리실 산하 공수처 설립준비단이 진행한다. 준비단에는 그동안 조직과 업무 체계, 청사 마련 등의 준비를 마친 뒤 최종 인원이 절반밖에 남지 않았다. 준비단의 한 관계자는 “12명으로는 준비가 빠듯해 국무총리실에서 추가 인원을 파견받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준비단은 김 후보자의 병역과 재산, 최근 5년간의 납세 실적 등 청문회 위원들의 질문에 대한 서면 답변 자료를 준비하게 된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부족한 수사 경험 등을 문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문회 개회 5일 전까지 국회가 보낸 질의에 개회 48시간 전까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