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투싼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 11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뿐 아니라 추수감사절 연휴 등으로 영업일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비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달 미국 판매량이 10만4,003대로 지난달(11만4,543대) 대비 9%가 줄었다고 밝혔다. 현대차(005380)는 5만6,106대로 4%가 감소했고, 기아차(000270)는 4만7,897대로 전달보다 15%가 줄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여파 뿐 아니라 연휴로 인해 영업일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사진제공=현대차
눈에 띄는 점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연초 이후 11월까지 총 판매대수(110만1,606대) 중 SUV 판매량이 69만2,698대로 62.9%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SUV 판매 비중(55.4%)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현대차는 전체 판매량의 63.1%가 SUV 판매량이었고, 기아차는 62.6%까지 확대됐다. 현대·기아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로 고가 시장을 노크하고, 신형 SUV인 텔루라이드(기아차)와 팰리세이드(현대차)로 미 비평가들의 칭찬을 받았다. 앞서 출시된 현대차 베뉴도 미국의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현대차 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2년 이후 최고치인 8.6%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의 스포티지 /사진제공=기아차
지난달 모델별로는 현대차의 투싼(9,739대), 싼타페(8,765대), 코나(8,551대)와 기아차의 텔루라이드(8,993대), K5(7,541대), 스포티지(7,039대)가 많이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경쟁사들의 공급이 정상화 될 내년에도 안정적인 판매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과거에 불거진 엔진 결함 등 품질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리콜 과정의 문제를 조사하던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최근 8,100만달러의 과징금에 합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고가 브랜드 제네시스를 투입하며 구매 고객들의 소득 수준도 상당 수준 높아졌다”면서도 “리콜 등 품질 문제로 인해 시장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는 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