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됐지만 현장혼란 불가피…입법 공백 속 실효성 '뚝'

유산유도제 상용화까지 시간 걸릴 듯
의료계도 22주 이상 낙태 불허지침 내

/이미지투데이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며 올해부터 낙태죄 효력이 없어졌지만,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11일 형법 제269조 제1항(자기낙태죄)과 제270조 제1항(의사낙태죄)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개선입법 시한인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정부안과 의원 입법안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치지 못하며 입법 공백이 지속 되고 있다.


낙태죄 처벌조항이 효력을 잃으며 올해부터 수술 외 약물을 이용한 인공임신중절도 가능해진다. 대표적으로 임신중절 의약품인 미프진 등 유산유도제가 있다. 다만 임신중절 약물이 수입돼 국내에서 유통되려면 약사법에 따라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아야 해 현재로서는 합법적으로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식약처에 수입 허가신청을 낸 제약회사도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져 상용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선별적 낙태 거부’를 선언하며 임신중단 시술도 10주 미만에만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조건 없는 낙태시술을 임신 10주(70일: 초음파 검사상 태아 크기로 측정한 임신 일수) 미만에만 시행하고 22주 이후에는 낙태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내놨다. 임신 10주차 미만이라도 의사가 개인 신념을 내세워 시술을 거부할 수 있다.

한편 국회에는 임신 주수 기준을 아예 폐지하는 법안부터 24주까지 허용하는 안까지 6건의 개정안이 계류된 상태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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