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

새해를 맞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실패를 방증하는 여론 지표들이 속속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1~2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34.1%로 내려앉았다.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결과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보다 좋다는 응답이 15%포인트가량 더 높았다. 한겨레 조사에서는 4월 보선에서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는 견해보다 12%포인트가량 더 많았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권의 지지율 하락은 문재인 정부의 독주 정치와 경제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민생 경제는 부동산 대란과 청년 실업 확대, 자영업 폐업 급증, 양극화 심화 등으로 온전한 게 거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쉬었다’고 응답한 20~30대 대졸자가 19만 3,000명에 달해 전년 대비 40.4%나 늘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하면서 사회 빈곤층이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6개월 동안 55만여 명이나 급증했다.

정치는 실망과 좌절만 안겨줬다. 현 정부는 출범 당시 국민 통합을 다짐했지만 되레 오기와 폭주 정치로 국론 분열을 증폭시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감싸기가 도를 넘어 편 가르기를 하더니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법적 징계까지 시도하면서 상식을 파괴해왔다. 그러는 사이 권력기관 개혁은 명분을 잃었고 법치주의는 상처를 입었으며 안보 불안이 가중됐다.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 등의 헌법 가치를 중심에 두고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사의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 또 부동산·일자리·자영업·양극화 등 민생 경제의 난국이 잘못된 정책 탓임을 인정하고 속히 시장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국민 통합을 이루고 코로나19 국난도 이겨낼 수 있다. 정치를 바꿀 힘은 오직 깨어 있는 국민에게서 나온다. 4·7보선과 여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절망의 정치를 희망으로 되살릴 주권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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